경제·금융

5대그룹 "같은 값이면 집안돈 쓰는게 좋다"

최근 대기업들의 대규모 유상증자가 줄을 잇는 가운데 국내 5대 재벌 그룹들이 올들어 해외시장에서 조달한 외화자금 규모는 국내 주식시장에서 조달한 자금 규모의 16%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12일 증권거래소가 상장기업들의 국내외 주식시장을 통한 자금 조성 실적을 집계한 결과 5대그룹은 국내에서 5조1,234억5,000만원을 조성한 반면 해외에서 조성한 규모는 이의 16.2%에 불과한 8,297억2,900만원에 그쳐 달러표시 외화자금 조달에 소극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5대그룹중 LG는 올들어 해외 주식시장에서 자금을 조성한 실적이 전무했다. 또 삼성그룹 역시 삼성전관만이 840억원 규모의 해외전환사채를 발행했을뿐 대부분의 자금을 국내 주식시장에서 끌어모아 조성했다. 반면 현대그룹은 현대전자, 현대엘리베이터, 현대자동차, 현대건설등 4개 계열사가 해외전환사채 발행등을 통해 외국계자금 3,370억원을 조성해 상대적으로 적극적이었다. 증권 전문가들은 『국제통화기금(IMF)체제이후 한 푼의 달러가 아쉬운 판에 상대적으로 해외 인지도가 높은 재벌 기업들이 외국자본 유치 책임을 외면하고 오히려 자금 조성이 손쉬운 국내에만 매달린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이 때문에 『재벌그룹들의 국내 자금 독식으로 가뜩이나 자금난에 시달리는 중견, 중소기업들이 자금을 조달받을 기회를 원천 봉쇄하는 역효과를 유발시켰다』고 지적했다. 반면 5대그룹을 제외한 여타 상장기업들은 국내에서 3조3,648억6,200만원을 조달했으며 해외에서도 2조7,463억5,600만원을 조성해 외자 유치에 보다 적극적이었던 것으로 분석됐다.【김형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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