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자치부가 12일 종합토지세(이하 종토세)의 과표 적용비율을 지난해에 비해 3%포인트 인상한 36.3%로 제시함에 따라 국민들은 올해 종토세를 10~30% 가량 더 내야 될 것으로 보인다.
행자부는 올해 전국 평균 과세표준액 적용비율이 36.3%가 될 경우 종합토지세액은 지난해 1조4,512억원보다 1,531억원 증가(10.5%)한 1조6,043억원이 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또 이를 1인 당 납세액으로 따지면 평균 1만원 정도 오를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러나 지난해 납부구조를 살펴보면 종토세 50만원 이상을 내는 1.7%(약 24만8,000명)가 부과액의 67.3%인 9,766억원을 납부해 올해 고액납세자의 납세액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종합토지세 과표 3%P 인상＝행자부는 “현재 33.3%인 종토세 과표현실화율을 5년 안에 50% 수준까지 끌어 올리는 것이 목표” 라며 “첫 단계로 올해 3%포인트 인상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는 행자부가 지난해 2002년 종토세 부과현황을 발표하며 설명했던 `과표현실화율을 매년 1%포인트씩 인상한다`는 안의 3배에 달하는 규모로 누진율과 지가상승까지 감안하면 최고 30%까지 세금이 인상될 수도 있다.
실제 과표 적용비률이 3%포인트 오르고 땅값이 7~8% 인상될 경우 서울 서초구 40평형 아파트(토지면적 64.6㎡)는 지난해 납세액(11만6,270원) 보다 26%(2만9,980원) 정도 종토세를 더 내야 하며, 서울 송파구 46평형 아파트(토지면적 132㎡)도 8만4,000원의 세금이 더 오른다.
행자부 관계자는 “내년에 재산ㆍ종토세 과표가 더욱 오르면 땅값이 급격하게 오른 특정지역 특정인의 경우 수긍할 수 없을 정도로 과도한 세금인상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며 “누진구조로 인해 급작스런 세금인상이 이뤄지지 않도록 세율ㆍ세목 조정도 함께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세저항ㆍ지자체 협조 않을 수도＝누진구조로 돼 있는 종토세가 예상보다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고되자 고액의 종토세를 납부해야 하는 일부지역 주민들은 벌써 반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또 세금을 직접 거두는 지자체가 이 같은 주민 반발을 우려해 보유세 인상안에 쉽게 동의하지 않을 것으로 보여 그 시행여부는 불투명하다. 게다가 행자부가 지자체에 과표 적용비율을 2%포인트 안팎에서 조정할 수 있도록 하고, 지자체 사정에 따라 동결까지 가능하도록 해 세수가 많은 자치단체는 세금인상을 하지 않을 수도 있다.
실제 지난해 하반기부터 부동산 투기억제를 위해 정부가 재산세 인상안을 결정했지만 서울 서초ㆍ송파구와 경기도, 인천시 등 지방자치 단체들의 협조가 안돼 무위로 돌아간 사례도 있다.
이와 함께 종토세는 거의 모든 가구 주에 해당하는 1,400만 명이 넘는 대중세로 모든 국민이 납세자라 할 수 있기 때문에 안정적이고 신중한 세정운영이 필요하다는 것이 세제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최석영기자 sychoi@sed.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