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韓·中·日 바둑영웅전] 싸울 자리였다

제4보(55~76)

[韓·中·日 바둑영웅전] 싸울 자리였다 제4보(55~76) 흑55를 둔 시점에서 서봉수는 승리를 예감했다고 한다. “전형적인 사귀생인데다 내가 선수를 쥐고 있으니 무조건 유리하다고 생각했다. 연승상금 1만 달러가 눈앞에 왔다갔다 했다.” 대국을 마친 후에 서봉수가 한 말이었다. 한편 창하오의 생각은 달랐다. “약간 불리하지만 아직은 긴 바둑이라고 보았다. 실제로 찬스가 여러 번 찾아왔던 바둑이다.” 백62가 완착. 가에 호구치는 것이 정수였다. 백66은 무리수. 그런데 형세를 지나치게 낙관한 서봉수가 69로 웅크렸기 때문에 바둑이 난해하게 얽히게 되었다. 검토실에 있던 난투 전문가 서능욱9단과 김희중9단이 합동으로 만든 가상도는 참고도의 흑1로 힘차게 올라서서 싸우는 것이었다. 그것이면 다소 수순이 길지만 흑29까지는 외길이 된다. 백이 좌변에 20집 남짓 되는 실리를 차지하긴 해도 중원이 흑의 세력권이 되므로 흑이 압도적인 우위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나중에 이 그림이 제시되자 서봉수와 창하오는 하나같이 찬동했다. 특히 창하오는 고개를 홰홰 저으며 말했다. “내가 힘 한번 써보지 못하고 질 뻔했군요.” (75…66) /노승일ㆍ바둑평론가 입력시간 : 2005-04-26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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