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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치민주연합이 19일 재보궐선거 이후 극심한 내홍을 겪고 있는 가운데 문재인 대표가 안철수 전 대표에게 혁신기구 위원장직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져 성사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에 따라 안 전 대표가 당내 혁신을 주도할 혁신기구 위원장에 오를 경우 선거 패배 이후 불거진 계파 간 갈등이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당내에서는 문 대표가 안 전 대표에게 혁신기구의 취지를 설명한 뒤 안 전 대표에게 도움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문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안 전 대표에게 위원장직을 제안했느냐'는 질문에 "두루 논의하고 있다"며 안 전 대표의 위원장 카드를 부인하지 않았다. 이는 문 대표가 안 전 대표 카드를 통해 비노무현계에 내년 총선 공천 등에 관한 칼자루를 건네주면서 비노계를 끌어안고 당 지지도를 끌어올릴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또 안 전 대표가 김한길 전 대표와 정치적으로 가까운 사이인 점을 감안하면 최소한 김한길계의 반발을 누그러뜨릴 수 있는 다목적 카드로 사용할 수 있는 셈이다. 다만 안 전 대표는 이날 기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통해 "혁신기구와 관련한 사안은 먼저 문 대표를 만나 대화를 나눠본 후에 말하겠다"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당내에서는 이를 두고 안 전 대표가 문 대표에게 위원회 위원 인선 등부터 전권을 보장 받고 난 후 결정을 하겠다는 의지로 해석했다.
일각에서는 문 대표가 안 전 대표에게 위원장직 대신 위원회 참여 요청을 한 것으로 판단, 조국 서울대 교수의 영입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조 교수는 이날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아직 혁신기구 위원장 자리의 공식적인 제안을 받은 적이 없다"면서도 "제 혁신안을 그대로 받아들인다면 못할 이유도 없다"고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조 교수는 혁신안으로 △도덕적·법적 하자가 있는 자의 공천 배제 △4선 이상 의원 다수 용퇴 또는 적지 출마 △지역 불문 현역 의원 교체율 40% 이상 실행 △전략공천 20~30% 제외한 완전 국민경선 실시 등을 제시했다.
하지만 외부 인사 영입에 당내 반발이 만만치 않아 성사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국회 부의장인 이석현 의원은 이날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우리 당의 사정을 모르고 애정 없는 외부 인사에게 당을 맡기는 것은 무면허 의사에게 내 몸을 맡기듯 무모한 일"이라며 외부 인사 영입에 강하게 반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