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美개인소비 위축조짐

소매업체 실적 둔화·부동산거품 붕괴우려'미국 경제의 마지막 보루가 무너질 것인가' 지난해 9ㆍ11 사태와 기업의 회계부정 스캔들 등 온갖 악재 속에서도 미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해 온 개인소비가 냉각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미 경제 규모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개인소비가 꺼져 들 경우 미 경제의 더블딥(W자형 침체)은 피할 수 없는 현실로 나타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경고하고 있다. 소비 위축의 조짐은 5일 발표된 미 소매업체들의 실적에 우선 그대로 반영됐다. 세계 최대 소매업체인 월마트는 이날 개점 1년 이상된 점포들의 8월중 매출증가율이 예상보다 낮은 3.8%에 그쳤다고 발표했다. 월마트는 당초 전년동기대비 4~6%의 매출 증대를 기대했었다. 1~3%의 성장세를 기대했던 타깃의 8월 매출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오히려 0.1% 떨어지는 부진을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각종 경제지표도 미 개인소비의 거품 형성에 대한 경각심을 고조시키고 있다. 이날 노동부가 발표한 주당 신규 실업수당 신청자수는 지난 주에 이어 40만명을 웃돌아 미 고용시장이 좀처럼 회복되지 않고 있음을 나타냈다. 또 지난달 말 상무부는 7월중 개인소비 증가율이 9개월만에 가장 높은 1%에 달한 반면, 이를 뒷받침해야 할 소득은 전달과 같은 수준을 유지하는데 그쳤다고 발표했다. 이는 미국인들의 소비가 탄탄한 소득이 뒷받침되지 않은 상당부분 '거품'일수도 있다는 주장에 대한 강력한 근거가 되고 있다. 게다가 그동안 증시 침체에도 불구하고 소비 심리를 지탱해 온 부동산 시장에서도 조만간 거품이 걷힐 것이라는 경고가 잇달아 제기돼 불안 심리를 부추기고 있다. 개인소비를 견인하고 있는 자동차 시장의 성장세 역시 조만간 포화상태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실정이다. 전문가들은 소비자들의 주머니 사정을 뒷받침하는 고용과 소득 수준이 나아지지 않는 상황에서 미국인들의 넉넉한 소비지출이 계속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경계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극심한 재정적자와 기업들의 경영실적 악화, 증시 붕괴에도 불구하고 개인들의 소비에 힘입어 간신히 몸을 가누고 있는 미 경제에서 개인소비마저 가라앉는다면 앞날은 불 보듯 뻔한 일. 존 행콕 금융서비스의 윌리엄 체니는 "고용과 임금 사정이 나아지지 않고 소득 정체가 지속된다면 경제의 더블딥을 걱정하기 시작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신경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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