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우리나라 기업들에서도 곧잘 「열린 경영」이라는 말이 쓰이고 있다. 원래 이 말은 독특한 경영방식으로 큰 성공을 거둔 미국 기업 SRC의 스팩 사장에 의해서 처음 제기된 것으로 알고 있다.SRC의 성공사례가 CBS방송, 월 스트리트 저널 등에 소개되면서 사장은 지난 92년 자신의 경영방식을 「OpenBook Management」라고 소개했고 그때부터 소위 「열린 경영」 이라는 말이 통용되기 시작한 것이다.
여기에서 「열린 경영」이란 다름아닌 경영자가 회사의 정책이나 재무현황 등을 공표함으로써 직원들에게 정보를 공유케 하고 직원들이 회사 경영에 대해 분명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경영의 투명성을 확보하는 것을 뜻한다. 이렇게 상호 이해를 통한 화합의 장이 마련되면 회사는 직원들에게 더욱 많은 권한을 이양함으로써 회사 방침에 대한 적극적인 참여 동기를 유발시켜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
이것이 바로 열린 경영의 큰 장점이며 이로 인해 개인 각자의 목표보다는 공동의 목표를 향해 임직원 모두가 진력할 수 있는 것이다.
사실 이러한 경영방식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이제는 우리나라도 회원국이 되었지만 지난 61년에 창설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기본정신이 「회원국들의 경험과 정보 공유」와 「회원국들간의 동질성 추구」라는 것을 보더라도 공유의 정신과 동질성의 문제가 이미 선진사회에서는 중요시되어왔음을 쉽게 알 수 있다.
특히 OECD 나 세계무역기구(WTO)의 규정을 살펴보면 「Transparency」(투명성)과 「Publication」(공표) 같은 어휘들이 부각되고 있는데 이처럼 모든 사실을 명료하고 투명하게 널리 알린다는 것은 정보의 공유가 동질성 회복의 전제조건으로서 열린 세계, 열린 경영을 추구하는 기본 정신과 맥이 닿아 있는 것이라 생각한다.
이와 관련하여 옛날 필자의 어머니와 관계된 일화 한가지를 소개해볼까 한다. 필자가 대학 재학시절 여름방학이 되어 시골에 내려가면 어머니께서는 일꾼들이 먹는 밥상 곁에 별도로 내 밥상을 차려주곤 하셨다. 그런데 밥상을 들여다보면 일꾼들이 먹는 밥은 보리가 덜 섞인 쌀밥에 고기반찬 위주였지만 내 밥상은 완전 보리밥에다 김치와 나물 몇가지가 고작이었다.
이에 『객지에서 공부하다 온 자식에게 이럴 수 있어요』하며 어머니께 투정(?)하자 어머니께서는 『땀흘려 열심히 일한 사람을 잘 먹이는 것은 당연한 일 아니겠냐』며 일꾼들이 보는 앞에서 핀잔을 주셨던 생각이 난다. 당시로서는 너무한다는 생각도 했지만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면 어머니야말로 일꾼들 앞에서 어머니께서 무엇을 중시하는지를 보여주고 실천한 열린 경영의 작은 표본이 아니었나 싶다.
미국의 톰 피터스와 로버트 워터만은 열린 경영과 관련된 그들의 저서 「초우량 기업을 찾아서」라는 책에서 「종업원을 어른으로, 파트너로, 존엄성을 가진 인간으로 존경심을 갖고 대하라」고 하면서 바로 그러한 기업이 초우량 기업이라고 말했다. 이를 상기할 때 예전의 어머니께서 자식보다는 농사를 위하여 열심히 땀흘리는 일꾼을 더 위한다는 것을 여러 사람 앞에서 보여주셨던 기억이 오늘날 필자에게 새삼 큰 가르침으로 자리하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