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글로벌 기업 인수ㆍ합병(M&A) 규모가 1조4,200억달러(약 1,342조원)를 넘어섰다. 이는 같은 기간 1조4,100억달러로 사상 최대였던 2000년보다 많은 것이다.
블룸버그통신은 27일(현지시간) 세계적인 저금리 기조로 주식시장이 활기를 되찾으면서 올 들어 지난 26일까지 M&A 규모가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100억달러 이상의 대형 M&A 건수도 올 들어 24개로 2000년 같은 기간의 16개를 앞질렀다. 또 프랑스 최대 은행인 크레디 아그리콜과 아디다스 등이 M&A를 계획 중이어서 올해 M&A 규모가 역대 최대였던 2000년의 2조9,400억달러를 추월할 전망이다.
이처럼 M&A가 봇물을 이루는 것은 세계적으로 금리가 낮고 글로벌 증시가 활황세를 지속해 기업들의 현금 흐름이 개선되고 투자 심리가 촉진된 데 따른 것이다. 미국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기준금리를 지난 3월 5.0%로 올렸지만, 이는 2000년 최대치였던 6.5%보다는 낮은 수치다. 유럽중앙은행(ECB) 금리도 2.5%로 2000년 10월의 4.75%의 절반 수준이다.
미국 대기업들의 경우 순익이 2003년 이래 매 분기마다 10% 이상 늘어 기업들의 현금 동원 여력도 커지고 있다. 프라이스워터하우스푸퍼스 런던 지점의 존 태터샐 대표는 “항상 성장 동력을 찾는 기업들이 최근 M&A를 중요한 성장 전략으로 채택하고 있다”며 “시장의 현금 흐름이 개선돼 M&A 과정에서 더 많은 돈이 오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M&A 활황으로 자문사를 맡은 투자은행들도 대박을 터뜨리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지난 해 12월부터 3개월동안 M&A 자문 수수료 수입이 전년 동기 대비 78% 급증했다고 발표했다. 메릴린치와 베어스턴스 등도 M&A 수수료 수입 증가에 힘입어 올해 1ㆍ4분기에 사상 최대 실적을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