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그룹이 현대엘리베이터의 경영권 안정과 현대건설 인수를 위한 사전 정지작업에 들어갔다.
현대엘리베이터는 11일 자사주 12.07%(86만1,188주)를 현대택배에 매각하고 푸르덴셜투자증권에 가입해 있는 자사주 펀드(자사주 0.2%, 1만4,269주 보유)를 해지한다고 밝혔다. 또 현대엘리베이터가 보유 중인 현대택배 주식 18.7%(151만2,631주)를 현대상선에 매각한다. 현대엘리베이터가 자사주 매각을 완료하면 현대그룹의 현대엘리베이터 우호지분은 12.27% 늘어나 김문희 여사 19.4%, 현정은 회장 3.92%, 현대증권 5.0%, 현대백화점 등 범현대가 10.56%, 특수관계인 1.54%와 함께 그룹 우호지분이 52.69%로 올라간다.
현대그룹의 지분 이동은 의결권이 없는 주식을 살려 쉰들러홀딩스로부터 위협받고 있는 현대엘리베이터의 경영권을 확고히 해 현대건설 인수에 계열사의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와 함께 현대그룹은 현대상선ㆍ현대택배ㆍ현대엘리베이터 등 종합물류 관련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어 상호간의 협력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판단도 작용했다.
현대그룹의 한 관계자는 “안정적인 내부 우호지분율 확보와 더불어 그룹 차원에서 종합물류시스템 사업 투자의 시너지 효과를 높이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그룹 측은 이번 지분 이동이 현대건설 인수전을 대비한 또 다른 포석임을 숨기지 않았다. 현대그룹 측은 “계열사 경영권을 안정화시키며 차근차근 내공을 쌓는 게 중요하다”면서 “그룹의 주력사업인 종합물류서비스와 남북경협사업과 연계시 경제적 파급효과가 큰 현대건설 인수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업계에서는 현대그룹이 현대상선 유상증자를 통해 4,300억원의 실탄을 확보해놓은데다 인수합병(M&A)에 대한 걱정까지 덜게 됨에 따라 현대건설 인수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