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北합법계좌 가려 거래 허용할수도<br>위조지폐·가짜 담배 제조 등은 계속 압박할것<br>北핵폐기 가능성 낮아 협상 중도 결렬될수도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1일 6자회담 복귀와 관련, “금융제재 문제를 논의, 해결한다는 전제 아래 6자회담에 복귀한다”고 말했다.
앞으로 6자회담 과정에서 북한과 미국이 핵심 사항인 ‘금융제재’ 문제를 놓고 이견을 보이며 난항을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 대북 전문가들은 방코델타아시아(BDA) 등 북한의 해외 계좌에 대한 미국의 금융제재 문제가 6자회담의 성패를 가르는 분수령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김성한 외교안보연구원 교수는 이날 전화 인터뷰에서 “북한은 6자회담을 통해 미국 측에 금융제재 해제를 강력히 요구할 것”이라며 “그러나 미국은 북한이 회담에 나왔다는 것만으로 (북한의) 요구를 들어주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어 “미국은 북한에 대해 핵 동결을 이행하지 않으면 금융제재를 풀어주지 않겠다는 단호한 입장을 전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대신 북한이 어느 정도 핵 동결 이행 의지를 보일 경우 불법 계좌가 아닌 합법적인 금융거래는 인정할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이 북한의 합법 계좌와 불법 계좌를 구분해 ‘옥석을 가리는 전략’을 취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미국은 현재 북한의 해외 금융계좌 50여개에 대해 분석 중이며 합법적인 금융거래조차도 제재의 칼날을 들이대려고 국제사회를 설득하고 있다. 김 교수는 그러나 “북한은 핵 동결은 과하다고 주장할 것이며 핵 실험을 유예할 테니 금융제재를 해제해달라고 주장할 것”이라며 “적게 양보하고 많이 받아내기 위해 전면적인 금융제재 해제를 요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태효 성균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북한은 핵 문제를 모호하게 놓아두는 대신 금융제재 문제를 적극적으로 문제 삼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에 미국은 핵을 폐기한다는 행동계획을 분명하게 보여달라고 북측에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미국은 위조지폐와 가짜 담배 제조 등에 이용되는 금융계좌는 핵 문제와는 관계가 없는 불법 계좌라고 맞서며 북한을 압박할 것”이라며 “양측이 타협점을 쉽게 찾지는 못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북한이 핵 프로그램을 폐기할 가능성은 매우 낮기 때문에 미국과 정면으로 충돌해 협상은 도중에 중단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한국과 중국 등 6자회담 참가국들이 중재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수영 통일연구원 북한경제연구센터 선임연구원은 “북한과 미국은 기존에 반복했던 입장들을 고수할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협상을 진행하면서 대화를 통해 타협점을 찾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최 연구원은 “미국은 북한의 추가 핵실험과 핵무기 보유를 막기 위해 핵확산금지조약(NPT)에 복귀하라고 요구할 것”이라며 “다만 미국의 요구에 북한이 얼마나 양보할지는 미지수”라며 유보적인 입장을 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