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한·미, 대북제재 '고삐' 유지

김정일 돈줄 차단 강화 등<br>美 '새로운 대북접근법' 검토<br>정부는 "쌀 지원 계획 없어"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중국 방문을 통해 한미와 북중 간 대결구도가 고착화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미국의 금융(돈) 제재와 한국의 쌀 지원에 외교가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30일 복수의 외교소식통에 따르면 한국과 미국은 대북제재의 고삐를 늦추지 않으며 중국이 주도하고 북한이 따라가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는 북핵 6자회담 재개 움직임에 제동을 걸 방침이다. 대북제재 기조 유지 차원이라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정부는 한미공조 강화를 바탕으로 대북 '쌀 지원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대북 추가 제재나 6자회담 재개 움직임은 모두 관련국과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얽혀 있는 만큼 정부가 독자적으로 내세울 수 있는 유일한 대응책은 사실상 '쌀'뿐 이기 때문이다.

◇미, '새로운 대북 접근법'에 주목= 미국이 이르면 31일 발표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 추가 대북 금융제재 조치가 담긴 새로운 대북 행정명령과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새로운 대북 접근법'에 눈길이 쏠린다.


그동안 마련되고 실행 중인 미국의 대북 금융제재는 김 위원장의 통치자금 및 핵을 포함한 대량살상무기(WMD) 확산 방지와 관련한 내용이 핵심이다. 따라서 새 대북 행정명령에는 이를 포함해 김 위원장의 해외 비자금을 관리ㆍ운용하는 핵심 인물과 기관들의 명단인 '블랙리스트' 내용을 강화하는 것이 골자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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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미국 고위 외교소식통들의 전언에 따르면 미 행정부 내부적으로 제재와 압박만으로는 김 위원장을 움직이기에 충분하지 않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이 지난주 고위급 대북정책 평가회의를 소집해 전문가들로부터 새로운 대북 접근법에 대한 의견을 청취한 것도 이 같은 배경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결국 미국은 새로운 대북 접근법의 기틀이 잡히는 대로 한두 차례 더 추가 대북 제재안을 통한 대북압박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정부, 수급 논란에도 '쌀만은 안 돼'= 여야를 포함한 정치권 전반에 확산되고 있는 대북 쌀 지원 제안에 대해 천해성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대북 쌀 지원 계획이 없고 검토하고 있지도 않다"고 밝혔다. 쌀 지원은 남북관계 상황과 북한의 전반적 식량상황, 그리고 국민여론 등을 종합해 고려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그는 대한적십자사의 대북 수해 긴급구호물자 지원과 관련해 인도적 차원이라면서도 쌀만큼은 그 대상 품목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최근 북한의 심각한 경제난과 연결 지어 신의주 일대를 포함한 곡창지대가 수해로 막심한 피해를 입은 만큼 정부로서는 '쌀 카드'를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는 인식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결국 국내 수급 문제를 들며 정치권에서 제기하고 있는 쌀 지원 검토 요청에 정부가 꿈쩍도 하지 않은 이유를 여기에서 찾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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