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도 부익부 빈익빈`
대기업, 중소기업간 경기 양극화에 이어 중소기업 간의 양극화 현상도 심각하다.
주력업종, 지역, 입주여건 등 차이로 업체간 매출, 수익성 등이 극과 극을 달리며 심각한 격차를 보이고 있다.
▲수출 中企 vs 내수 中企 =수출주력 기업들은 주문량이 넘쳐 설비가 부족할 정도다. 휴대폰 부품, LCD 제품 등 첨단 전자부품이 대표적인 예. 관련 중소기업이 몰린 경북 구미산업단지는 지난해에 이어 올 해도 200억 달러가 넘는 수출 성과를 올렸다. 한국트로닉스, 인탁스, 알티전자 등 이 지역 중소기업들 중 상당수는 넘치는 주문량을 감당하기 위해 생산라인 증설 계획을 세우고 있다.
반면 섬유, 염색, 목재 등 전통 중소업종은 최악의 한 해를 보냈다. 소비심리 둔화에 다 중국 등 개도국의 값싼 제품으로 가격경쟁에서도 밀려 판매가 부진했기 때문.
특히 가죽, 가방 등의 업종은 중소기업의 경기전망도를 측정하는 건강도지수 (SBHI : Small Business Health Index)에서 내수(65)와 수출(70) 모두 최저치를 보였다.
▲서울 vs 지방 =서울 및 수도권과 지방에 위치한 중소기업들 사이의 `체감경기 `도 극심한 양극화 현상을 보이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11월 중 전국 어음부도율은 서울이 가장 낮은 0.04%에 불과했으나,기타 지역은 전국 평균의 두 배가 넘는 0.15%에 달했다. 부도업체 수도 서울은 감소세로 돌아선 반면, 주요 광역시를 제외한 지방은 오히려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창업열기도 서울과 수도권으로만 몰리고 있다. 서울의 창업 증가세는 평균 6% 가 넘었으나 부산, 대구 등 기타 도시에서는 창업건수가 오히려 감소세로 돌아섰다.
저비용 고효율의 필요성에 따라 지역 중소기업들 중에는 서울로 본사를 옮기겠다는 업체들도 생겨나고 있다. 충남 아산의 한 전자부품업체는 싼 땅값에도 불구, 인력, 물류, 소비시장 등의 비용절감을 위해 서울로 공장을 이전할 예정이다.
▲산업단지 vs 개별입지 = 공장입지 여건별로도 가동률 등의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기협중앙회와 한국산업단지공단의 조사에 의하면 올 한해 국내 중소기업들은 지난 2월 이후 9개월 연속 60%대의 낮은 가동률을 보였다. 반면 경기도 시화, 반월과 인천 남동 등 산업단지(공단)에 위치한 중소기업들은 경기 침체에도 불구, 최소 75%에서 80%대의 꾸준한 가동률 수준을 보였다.
이 같은 현상은 산업단지가 준농림지 등 개별입지에 위치한 기업들에 비해 물류, 교통 등에서 편리해 비용절감이 쉽기 때문.
기협중앙회의 한 관계자는 “수출과 내수 ,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양극화 영향으로 중소기업들도 업종별, 지역별 양극화 현상을 겪고 있다”며 “내수가 살아나지 않는 한 이 같은 현상은 더욱 심각해 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상경기자 hsk@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