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책과 세상] 채무 급증·인플레… 위기의 中 금융

■ 레드 캐피탈리즘 (칼 E. 월터ㆍ 프레이저 J.T. 하위 지음, 시그마북스 펴냄)


중국 금융의 현실을 다소 비판적으로 파헤친 책이다. 개혁ㆍ개방 정책이 펼쳐진 지난 30년간 중국의 경제성장은 빠르게 진행됐다. 이 기간에 약 3억 명이 빈곤에서 탈출할 수 있었고 중국은 10년 넘게 미국식 모델을 신중하게 배우면서 은행 및 자본시장 개혁을 일궈냈다. 중국 주식시장은 아시아 최대 규모로 세계 최대 기업 상당수가 거래에 참여하고 있으며 1억 2,000만 개 증권계좌가 계설돼 1,800개에 달하는 상장기업의 주식을 거래하고 있다. 중국 주식시장의 자본조달 역량은 매우 크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2006년 1월부터 세계 10대 주식 공개건 가운데 절반 가량이 중국 기업이었고 이들은 450억 달러가 넘는 자본을 끌어모았다. 상하이에서 주식을 공개할 경우 신청액이 공모액의 500배에 달하는 일도 자주 발생해왔고 일부 주식의 경우 공개할 때 4,000억 달러의 청약금이 몰려들기도 했다. 저자는 그러나 중국의 국제적 영향력을 확대됨에 따라 중국의 금융 시스템이 중국 자체적으로 해결할 수 없는 수준까지 올라갔다고 지적한다. 우선 중국채무다. 저자는 금리상승 시에 대한 대책이 많지 않다고 말한다. 어느 시점에 증가된 채무에 이자부담이 급증하면 중국정부의 신규 프로젝트 투자나 경제성장 정책에 제동이 걸릴 것이라는 얘기다. 2009년 중국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채무에 대한 총 이자비용은 대략 중국 예산 총수입액의 12%로 추산되고 있다. 인플레이션도 위협이다. 물가가 상승하면 정부의 차입비용 부담을 늘리고 은행 대차대조표에 장기 투자상품으로 계상된 채권의 가치를 떨어뜨리기 때문이다. 저자는 이와 함께 리더십의 부재, 제도권의 권력투쟁, 자만심 등이 어떻게 중국 금융 시스템의 침체를 불러일으키게 될 것인지를 전망한다. 정치 지도층과 기관ㆍ기업들이 맺은 유착관계 등을 거론하며 중국식 자본주의의 본질이 훼손되고 있다고 저자는 지적한다. 중국인이 자국 시스템이 복잡한 이유를 설명할 때 흔히 "우리 경제는 서구와 다르다. 결국 중국시장도 서구시장과 다르게 작동돼야 한다"고 말해왔다. 그동안 중국경제가 보여준 경제성장을 놓고 볼 때 이는 맞는 말이기도 하지만 "중국 예외론은 없다"는 것이 저자의 기본적인 관점이다. 중국의 은행들이 전세계 금융위기로부터 비교적 자유로웠던 것은 중국 금융시스템이 강해서가 아니라 외부세계로부터 닫혀 있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저자는 중국은 앞으로도 의도적 고립을 택할 것이라며 그렇게 될 경우 중국의 금융시스템이 언젠가는 불안을 노출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1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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