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 한식으로 웬 육포를 운운하나 싶었는데 알고 보니 육포는 예전에 우리 어머니들이 정성스럽게 준비해 제사상이나 자녀 혼례 때 폐백상에 올리는 귀한 음식이었다고 한다. 100년 이상 손맛과 정성이 대물림된 솜씨로 만든 전통 한우 육포에 '윤솜씨'라는 브랜드를 붙여 판매하고 있는 윤미진(56·사진) 대표는 대기업 회장님들의 까다로운 입맛까지 사로잡은 수제 육포로 아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일찌감치 입소문 나 있다.
최근들어 가정에서 가볍게 술 마시는 문화가 확산되면서 식품 기업들도 잇따라 육포 제품을 내놓을 정도로 대중화되고 있지만, 본래 육포는 좋은 재료로 오랜 기간 준비해 귀한 자리에만 올리는 음식이었다. 윤 대표도 어머니에게 직접 육포 만드는 법을 배웠다. 1979년 윤 대표의 큰 언니가 결혼할 때 어머니가 폐백 음식에 담은 수제 육포 맛이 온 동네에 소문난 것을 계기로 20여 년 동안 집안에서 명절에 취미 겸 부업으로 육포를 만들어 쏠쏠한 재미를 봤다. 그러다 2000년대 초반 윤 대표의 아이디어로 정성스럽게 포장해 선물용으로 내놓자 대기업들로부터 러브콜이 쏟아지면서 윤 대표는 사업에 눈을 떴다.
하지만 윤솜씨라는 브랜드를 달고 정식 시판된 지는 불과 만 3년밖에 되지 않는다. 윤 대표는 "몇 년 전 한 대기업 회장님 부인이 200개 세트를 주문하길래 만들었더니 우리가 기업인 줄 알고 실사를 하겠다고 해 더 이상 가내 수공업으로는 한계가 왔다고 판단했다"며 "지난 2011년 정식 허가를 받아 성남산업단지에 330㎡(100평) 규모의 작업장을 내고 사업을 제대로 시작했다"고 말했다.
윤솜씨만의 맛의 비결을 묻자 "재료와 정성을 살리는 것뿐"이라는 간단명료한 답이 돌아왔다. 윤 대표는 "대신 국내에서 가장 좋다고 소문난 재료를 직접 찾아 엄선한다"고 말했다. 그는 "시중에서 판매하는 육포는 발색제, 연육제 등 각종 첨가물이 들어 있지만 우리 제품은 원재료 맛을 최대한 살렸다"며 "우둔 한덩어리에서 버려지는 부분이 40%일 정도로 좋은 고기만 채택하고 참기름, 간장, 꿀 등도 국내 최고라고 소문난 곳을 직접 찾아 쓴다"고 설명했다. 윤솜씨 육포가 일반 육포의 3배 값을 웃도는 이유다.
윤 대표는 80년 된 싱가포르의 '비천향'처럼 윤솜씨를 글로벌 육포 회사로 만들어 보겠다는 원대한 포부를 갖고 있다. 우선 국내 시장에서 소비 저변을 확대하기 위해 조만간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수 있는 소포장 육포 제품을 출시해 일단 자사 홈페이지에서 판매할 예정이다.
사진=권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