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랜드가 이탈리아 비즈니스 가방 브랜드‘만다리나덕’을 인수하며 글로벌 패션 기업으로의 도약을 가속화하고 있다. 이랜드의 이번 인수는 다른 패션 기업의 글로벌 M&A 작업에 자극제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랜드는 지난 15일 만다리나덕의 모기업 부라니 그룹과 만나리나덕 지분 인수 본계약을 체결했다고 19일 밝혔다. 인수 금액은 700억원이며 글로벌 브랜드 인수는 이번이 6번째다. 만다리나덕은 세계 52개국에 진출해 있으며 국내에서도 인지도가 높다. 이랜드 관계자는“최근 주요국의 재정위기 등으로 많은 유럽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어 우수한 유럽 기업들을 매력적인 가격에 인수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며 “이번 인수로 유럽 공략에 속도를 높일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랜드는 또 만다리나덕의 중국 진출을 이르면 연내 추진해 이 시장 공략의 고삐를 죈다. 지난해 전체 매출 7조4,000억원 가운데 중국 비중이 1조2,000억원으로 늘어나 중국 시장에 대해 자신감을 가지고 있는 이랜드로서는 현재 4,200여개에 달하는 중국 내 판매망을 이용할 경우 만다리나덕이 효자 브랜드로 부상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다. 이랜드는 1995년 글로벌 브랜드로서는 처음 영국의 오리지널 더플코트 업체‘글로버롤’을 인수한 데 이어 지난해 스코틀랜드 캐시미어 브랜드 ‘피터스콧’, 이탈리아 구두 업체‘라리오’, 다국적 스포츠웨어 브랜드 ‘벨페’를 잇따라 집어 삼켰다. 올 들어서도 스코틀랜드 니트웨어‘록캐런’을 사들이는 등 글로벌 브랜드 종합 패션 그룹으로 사세 확장을 지속해 나가고 있다. 이랜드는 만나리나덕 외에도 세계 각처의 명품 브랜드 M&A를 가속화할 방침이다. 브랜드 가치는 우수하나 모기업의 재정난으로 사세가 기울고 있는 기업을 타깃으로 하고 있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이랜드가 1990년대 국내 기업으로는 가장 먼저 중국에 진출해 막강한 해외 경영 노하우를 갖고 있는 만큼 성공적인 글로벌 기업 인수가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특히 패션 전문가들은 최근 이랜드의 이 같은 공격적인 행보가 국내 패션업체들의 글로벌 M&A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브랜드가 해외 시장에서 신규 브랜드 런칭을 통해 글로벌 기업으로 부상하기에는 리스크가 큰 상황에서 유통망이 잘 갖춰진 양질의 브랜드를 인수하는 게 현명할 것으로 판단되기 때문이다. 이준환 삼성경제연구소 박사는 “그 동안 국내 브랜드들이 해외 브랜드를 수입해다 팔았지만 제일모직이나 LG패션도 글로벌 M&A에 뛰어들어 글로벌 패션 브랜드로의 도약을 모색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