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생활 속 경제] 해로운 외부성

비행기-자동차 소음·수질오염 등으로 인근지역 피해<br>당사자 협상·입법 통해 최소화 가능


[생활 속 경제] 해로운 외부성 비행기-자동차 소음·수질오염 등으로 인근지역 피해당사자 협상·입법 통해 최소화 가능계약등 협상 거래 비용 만만찮아 외부성 완전 제거 불가능보상 어렵고 재산권 불분명… 법적 판결등 통해 피해 줄여야 김영용 교수 ImageView('','GisaImgNum_1','default','260'); 소음기를 떼어버리고 요란한 굉음을 내며 달리는 자동차는 다른 운전자나 행인들의 귀를 따갑게 한다. 김포공항에 착륙하는 비행기가 지나가는 동네 사람들은 소음에 시달린다. 물 환경 운동이 가장 먼저 일어난 곳은 영산강 끝 자락에 위치해 맑은 물을 마실 수 없었던 전남 목포시다. 의사결정을 할 때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결과적으로 남에게 피해를 주는 현상을 ‘해로운 외부성(外部性)’ 또는 ‘외부불경제(外部不經濟)’라고 한다. 이를 효과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또 우리 주변에 존재하는 해로운 외부성을 모두 제거할 수 있을까. 하나의 해결방법은 당사자끼리 협상하는 것이다. 그러나 협상에는 거래비용이 들어가는데 거래비용이란 사람들 사이에 계약이나 거래가 이뤄지도록 조정하는 데 드는 비용을 말한다. 즉 거래의 탐색ㆍ협상ㆍ계약 등에 드는 비용이다. 재산권이 확실하지 않은 경우에는 협상 당사자들마저 분명하지 않아 거래비용은 더욱 커진다. 그러므로 효과적인 협상의 전제조건은 재산권을 적절하게 정의하는 것인데 이는 누가 권리를 가지는지를 ‘발견’하는 것이다. 즉 권리를 누가 가지는지를 발견해 사람들이 기대하는 바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려는 것이다. 기대가 안정적으로 유지돼야 사회 구성원들 간에 신뢰가 쌓이고 혼란을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굉음을 내며 달리는 자동차의 경우에는 당사자들이 불분명해 협상과 그에 따른 보상이 거의 불가능하다. 비행기 소음에 따른 보상도 어렵다. 보상을 한다고 하더라도 동네 주민과 그 동네를 지나는 사람 등등 보상 범위가 매우 넓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 대부분 으레 그러려니 생각하고 별다른 불평 없이 살아가는데, 이는 비행기 소음을 둘러싼 재산권은 그렇게 형성돼 있다는 사실을 반영하는 것이다. 또 다른 방법은 법원의 판결이나 의회의 입법을 통해 해로운 외부성을 줄이는 것인데 소음 자동차에 대한 입법 조치 등이 그것이다. 판결은 권리의 소유자를 발견해 기대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려는 것이며 입법은 재산권을 새롭게 ‘창조’하는 것이다. 급속한 변화로 재산권을 새롭게 설정할 필요가 있을 때 입법이 이뤄진다. 이제 협상에 의한 물 문제를 예로 들어 외부성을 둘러싼 협상의 원리를 알아보자. 목포시는 광주시에서 오ㆍ폐수를 버리면 많은 비용을 들여 정수하지 않는 한 시민들이 맑은 물을 마실 수 없다. 우선 목포시는 광주 시민들이 영산강을 오염시키지 않도록 요구할 수 있다. 그러나 광주 시민들은 영산강에 버리는 오ㆍ폐수 양을 줄이면 생활에 불편함을 겪을 수도 있고 이를 정수해서 버리려면 비용이 들어간다. 이를 숫자로 풀어보자. 광주시가 오ㆍ폐수를 배출하는 데 따른 이득이 연간 100억원이고 목포시가 이를 정수하는 비용이 150억원이라고 하면 목포시는 광주시에 100억원과 150억원 사이의 금액을 보상하고 광주시가 영산강을 오염하지 않도록 설득할 수 있다. 광주시도 거절할 이유가 없고 목포시는 150억원보다 낮은 비용으로 맑은 물을 마실 수 있다. 사회 전체적으로도 100억원을 잃은 대가로 150억원의 이익을 얻을 수 있으므로 바람직하다. 이 예는 광주시가 오염시킬 수 있는 권리를 가지고 있으며 배상 의무가 없다는 전제를 바탕으로 한 것이지만 목포시가 배상 받을 권리를 가지는 경우에도 마찬가지 결론에 도달한다. 광주시가 영산강 오염으로 얻을 수 있는 이익은 100억원인 데 비해 배상액은 150억원이므로 오염 행위를 포기한다. 즉 법적으로 영산강에 대한 재산권이 누구에게 있든 오염 행위는 없어진다. 이때 외부성이 내부화(內部化)된다고 하는데 이는 제3자에게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의사결정을 바꾸는 것을 의미한다. 반대로 광주시가 영산강을 오염시켜 얻을 수 있는 이익이 150억원이고 목포시가 오ㆍ폐수를 정수하는 데 100억원이 들어간다면 영산강은 오염된다. 광주시에 오염 배출권리가 있다면 광주시가 얻을 수 있는 이익인 150억원 이상을 목포시가 보상하지 않을 것이므로 강은 오염된다. 반대로 광주시에 오염물질의 배출권리가 없다면 광주시는 목포시와의 협상을 통해 100억원과 150억원 사이의 보상을 하고 오염물질을 배출할 수 있는 권리를 살 것이므로 강은 오염된다. 결론적으로 외부성과 관련된 재산권이 확실하고 외부불경제를 둘러싼 당사자 간의 탐색ㆍ협상ㆍ계약 비용 등의 거래비용이 없다면 재산권이 누구에게 있든지 자원은 효율적으로 배분되는데 이는 ‘코스 정리(Coase theorem)’로 알려져 있다. 물론 재산권을 누가 가지느냐에 따라 당사자들이 얻거나 잃는 것이 달라지며 특정 외부성에 따른 이득과 손실을 잘 알 수 없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유의하고 코스의 논의를 이해해야 한다. 한편 코스는 현실 세계와 같이 정보가 불완전하고 거래비용이 높은 세계에서는 법적 장치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자원배분이 크게 달라진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즉 코스는 거래비용이 존재하고 정보도 완전하지 않은 현실 세계에서는 법적 권리를 어떻게 정하느냐에 따라 자원배분이 달라지므로 사회 전체의 가치를 크게 하는 방향으로 법적 권리를 정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또한 거래비용의 존재로 외부성은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는다. 거래비용이 없다면 성사돼 사회 전체의 이익을 증가시킬 수 있는 수많은 거래가 거래비용 때문에 이뤄지지 않기 때문이다. 거래비용을 낮춰주는 법적 장치가 중요하게 대두되는 이유다. 용어해설 ◇해로운 외부성=자신의 의사결정으로 제3자에게 끼칠 수 있는 피해(비용)를 고려하지 않기 때문에 발생하는 파급효과. ◇코스 정리(Coase theorem)=거래비용이 존재하지 않는 세계에서 재산권이 누구에게 있든지 자원이 효율적으로 배분된다는 정리. 그러나 코스는 거래비용이 존재하는 현실 세계에서는 누가 법적 권리를 가지느냐에 따라 자원배분과 그에 따른 효율성이 달라진다는 점을 강조한다. 혼자 웃는 김대리~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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