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여일간의 장기 파업과 소수 노조 집행부의 강경 일변도 투쟁에 반발한 상당수 포항 건설노조원들이 가칭 ‘새로운 포항지역 건설노조’ 출범을 선언하고 나섰다. 이에 따라 포항 건설노조 파업사태는 새 노조가 출범할 경우 새로운 노사 합의를 통해 조만간 타결될 가능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포항 건설노조원들로 구성된 ‘조합원이 주인이 되는 조직을 건설하는 사람들’은 7일 오후 발표한 성명에서 “파업의 터널에서 벗어나 새로운 희망을 찾고자 기존 노조에서 탈퇴, 전혀 새로운 건설노조를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이들은 이어 “차철목 조합원을 노조설립준비위원회 사무국장으로 선출, 이번주 중 조합 구성을 마무리하겠다”며 “현재 기존 노조에서 탈퇴, 새 노조에 참여하기를 희망하는 조합원 수는 약 2,000여명에 달한다고”고 밝혔다. 이들은 새 노조 출범에 대해 “지난 두달 넘게 파업을 벌이는 동안 민주노총이 파업에 간여하는 바람에 오히려 판만 키운 채 정작 조합원들에 대한 문제는 해결된 게 전혀 없다”며 “이제 조합원 스스로가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시점에 이르러 새 노조 출범이 절실해졌다”고 설명했다. 이번 새 노조 출범으로 포항 건설노조 파업사태에 급격한 변화가 예상된다. 사용자 측인 포항 전문건설업체들이 기존 노조를 배제하고 새 노조를 교섭 파트너로 인정할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특히 전문건설업체가 일용직인 이들 건설 노조원 가운데 새 노조 소속 근로자들을 새로 고용한 뒤 이들을 상대로 교섭에 나설 경우 기존 건설노조는 교섭 대상 자체가 사라지게 돼 조만간 파업 타결도 이루어질 전망이다. 포항 전문건설업체의 한 관계자는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 실제 새 노조가 출범하면 대다수 전문건설업체들이 이들을 상대로 노사교섭을 재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모(50)씨 등 현장에 복귀한 500여명의 노조원들도 “새 노조가 결성되면 기존 노조에서 탈퇴, 새 노조에 가입해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포항상의의 한 관계자는 “기존 소수 강성 집행부의 강경 일변도 투쟁이 새 노조 출범이라는 사태를 불러온 것으로 보인다”며 “새 노조를 준비하는 노조원들은 대부분 투쟁보다 일을 하고 싶어하는 노조원들이어서 새 노조 결성을 시민들도 크게 환영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