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美 증거제시…국제사회 지지 확산

탈레반 대화제안에 부시 "타협없다" 일축미국이 오사마 빈 라덴의 테러 연루 증거를 우방국들에 제시, 테러전쟁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지가 잇따르고 있다.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는 2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회의에서 프랭크 X. 테일러 미국 특사의 보고를 듣고 난 뒤 집단안보조항인 나토조약 제 5조를 발동할 방침이라고 발표했다. 조지 로버트슨 나토 사무총장은 이날 회의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미국이 오사마 빈 라덴과 그의 조직이 이번 테러에 연관돼 있다는 "명백하고 결정적인" 증거를 제시했다고 밝혔다. 로버트슨 총장은 그러나 비밀을 이유로 미국이 제시한 증거가 구체적으로 무엇인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나토조약 5조는 동맹국 가운데 1개 국가라도 외부로부터 공격을 받을 경우 이를 동맹전체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해 나토가 집단 자위권을 발동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이 요청할 경우 나토 군대가 이번 전쟁에 투입될 법적 근거가 마련되게 됐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이날 테일러 미 특사와 유럽연합(EU) 순번의장국인 벨기에의 기 베르홉스타트 총리와 연속 회동한 뒤 "(모든 것이) 분명하다. 우리가 알지 못하고 있는 유일한 것은 빈 라덴의 정확한 역할 뿐"이라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또 "빈 라덴의 유죄에 대한 어떤 증거도 필요치 않다"고 밝혀 미국이 주도하고 있는 대테러전쟁에 대한 지지의사를 분명히 했다. 야나이 순지(柳井俊二) 미국주재 일본대사는 미 국무부로부터 빈 라덴과 알-카에다 테러조직이 이번 사건의 범인이라는 점을 설명받았다고 3일 밝혔다. 야나이 대사는 기자회견에서 증거가 "확신할 만하다"고 말해 일본이 미국의 테러전쟁을 적극 지지할 방침임을 시사했다. 도쿄(東京)에서도 2일 미국 대사관 고위 관계자가 외무성을 방문, 같은 내용을 보고했다. 한편 아프가니스탄 공격의 최전방기지 역할을 수행할 파키스탄 정부는 미국측이 제시한 증거가 만족할만한 수준은 아니라고 밝혔다. 리아즈 모하메드 칸 외무부 대변인은 2일 웬디 체임벌린 파키스탄 주재 미국 대사와 페르베즈 무샤라프 대통령의 회동 이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파키스탄은 테러공격을 알 카에다가 주도했다는 결정적인 증거를 아직 갖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칸 대변인은 그러나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정권에 대해 "시간이 많지 않다"며 "국제사회가 바라는 일을 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고 밝혀 미국의 군사행동이 조만간 개시될 것임을 시사했다. 한편 빈 라덴을 보호하고 있다는 사실을 최초로 시인한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정권은 2일 미국측에 전쟁을 회피하기 위해 대화를 갖자고 2일 제안했다. 그러나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은 즉각 탈레반측의 제안이 시간을 벌기 위한 술책에 불과하다며 빈 라덴과 그 추종자의 신병 인도 및 테러기지 파괴 없이 어떠한 타협도 있을 수 없다고 일축했다. 김호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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