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여야 세월호 3법 장밋빛 전망…사실상 야당 항복?

여야가 28일 이달 말까지 ‘패키지 처리’하기로 합의한 세월호특별법·정부조직법·유병언법 등 세월호 3법에 대해 상당한 의견접근을 이뤘다며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그러나 여야 간 세월호특별법의 유가족 특별검사 추천권, 정부조직법의 해경존치 여부 등 쟁점들이 좁혀지지 못한 상황에서 ‘장밋빛 전망’을 내놔 그 배경에 대한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다.

이완구·우윤근 여야 원내대표가 발표한 ‘장밋빛 전망’에 물음표를 던질 수밖에 없는 이유는 정부조직법이 하나도 합의되지 못했다는 데 있다. 패키지 처리 하기로 한만큼 정부조직법이 합의 되지 못하면 세월호 3법의 10월 말 처리는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현재 여야 정부조직법 협상TF는 해경과 소방방재청의 존치 여부는 물론 안전 컨트롤타워를 담당할 부서의 명칭·지위조차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여야가 10월 말 처리가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힌 것에 대해 ‘야당이 사실상 한 발짝 물러난 게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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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재현 새정치연합 정책위의장은 이날 기자단 오찬에서 “정부조직법은 우리가 당장 강하게 주장할 이유가 없다”며 “정부조직법의 책임은 결국 대통령이 지는 것”이라고 밝혔다. 여권과 협상은 하겠지만 합의하지 못하면 순순히 정부 안을 따르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여야는 지난 2013년 2월 박근혜 정부 출범 초기에도 정부조직법 개편안으로 두 달간 신경전을 벌인 바 있지만 끝내 야권의 양보로 일단락됐다. 정부조직 개편은 결국 대통령의 권한과 책임이라는 판단에서다. 세월호 침몰 사건 이후 안전 시스템 강화를 위해 ‘해경해체’라는 강수를 둔 청와대 발 정부조직개편안 역시 야당의 이 같은 판단으로 조기 진화될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세월호특별법 역시 마찬가지다.

여야는 박영선 전 원내대표가 지난 9월 말 이완구 새누리당 원내대표와 세월호특별법 3차 합의를 이끌어낸 이후 끝내 접점을 찾지 못해 추후 논의키로 한 유가족의 특검추천권 강화 문제에 대해 제대로 된 논의조차 벌이지 않았다. 이와 관련 김재원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여야 원내대표 회동 직후 기자들과 만나 “세월호법이 합의되면 특검 추천 부분에 대해서 여당과 세월호 가족대책위 간 협약을 통해서 이 문제를 해결하기로 가족대책위 측과 잠정적으로 협의한 사항”이라면서 “그 부분은 큰 쟁점이 아닐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새정치연합 세월호특별법 협상 관계자도 “세월호특별법은 이제 점 하나만 찍으면 끝나는 상황”이라고 말하며 합의 직전 상황임을 설명했다. 결국 유가족의 특검추천 문제는 여야가 세월호 3법을 패키지 처리 후에 새누리당이 나서서 유가족과 합의 하겠다는 것이다. 그동안 새정치연합이 박영선 전 원내대표를 사퇴로 내몰면서까지 ‘유가족이 동의하는 특별법’을 강조해왔다는 점에서 ‘새정치연합이 한 발 물러섰다’는 지적에 힘이 실릴 수밖에 없는 모습이다.

새정치연합 당 내 한 관계자는 “세월호특별법, 정부조직법 등에 대해 우리가 더 이상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며 “조속히 마무리 지을 필요성이 높은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새정치연합의 당 지지율이 10%대 후반으로 곤두박질 쳤고 내년 초에 있을 전당대회의 흥행을 위해서라도 그간 대부분의 이슈를 잠식해 온 세월호 3법에서 한 발 멀어지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 새정치연합은 국정감사의 결과를 토대로 이명박 전 정부의 해외자원, 4대강 사업 등에 대해 국정조사와 청문회를 촉구하며 포커스를 이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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