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은 이라크 전쟁이 발발할 때까지는 투자심리가 위축되면서 지수의 추가 하락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일단 전쟁이 발발하면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제한적인 수준에서나마 반등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했다.
◇임태섭 골드만삭스증권 상무=이라크 전쟁 우려에다 SK사태의 여파가 투자심리를 얼어붙게 하고 있다. 특히 SK사태는 카드채 리스크를 부각시키며 시장을 짓누르고 있다. 물론 정부의 다각적인 대책으로 진정 기미를 보이고 있긴 하지만 투자자들의 신뢰를 상실한 시장이 쉽게 안정을 찾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단기적으로는 이라크 전쟁 발발이 시장의 반등 시점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 하지만 전쟁이 기대하는 것처럼 조기에 끝난다 해도 투자자들이 바라는 `V`자 형태의 상승세로 발전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대략 15% 정도의 반등에서 마무리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경제지표 악화에서 비롯된 한국 기업의 수출부진에다 내수시장 침체가 상승장세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일단 지수는 450~470선까지 추가 하락한 후 지지선을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단기적으로는 주식시장에 접근하기는 어려운 상황이지만 긴 안목으로 저평가 우량주를 매수하는 전략을 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근모 굿모닝신한증권 부사장=이라크 전쟁 리스크와 카드채 부실로 인한 금융시장의 불안이 주가 급락의 주 원인이다. 특히 적은 매물에도 시장이 큰 폭으로 하락할 만큼 시장의 체력이 극도로 약해진 상태다. 투자심리가 시장을 좌우하고 있은 상황이어서 기술적 지표나 지지선을 설정하는 것 자체가 무의미하다. 전쟁이라는 리스크가 어떤 식으로든 해결이 돼야 시장의 방향성이 확인될 것으로 보인다.
당분간 지수 저점을 확인해가는 과정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현 지수대가 97~98년 외환위기 당시의 주가 수준이라는 점에서 더 이상 나빠질 수 없다는 인식도 조금씩 확산되고 있다. 투자자의 입장에서 가격이 싸다는 점이 메리트이지만 부담도 큰 상황이다. 지수관련 대형주나 낙폭과대 우량주를 분할 매수하는 방식으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조홍래 동원증권 부사장=증시 급락을 주도한 것은 이라크전과 카드사의 부실 가능성이라는 두 가지 악재로 요약할 수 있다. 이라크 전쟁이 이번 주 내에 발발할 가능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다는 게 시장 참여자들의 심리를 압박하고 있다. 또 전쟁이 끝나더라도 경기호전으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점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일시적인 상승은 가능하지만 추세반전으로 이어지기는 힘들어 보인다.
특히 카드채가 카드사의 부실로 연결되고 이것이 다시 주식시장과 경기 악화로 이어지는 부메랑 효과가 나타나지 않을까 우려된다.
단기적인 지지선은 510선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 일시적이나마 낙폭 과대에 따른 기술적인 반등도 나올 수 있다고 본다. 하지만 그것이 추세로 연결되기에는 역부족일 가능성이 높다. 특히 북한 핵 문제와 같은 돌발 악재가 출현했을 경우 낙폭은 더욱 커질 수 있다. 현금 보유를 늘리는 보수적인 관점을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정리=김정곤기자 mckids@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