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러-중 정상, 전방위 전략협력·러 가스 수출 합의

"양국 관계, 전례없는 최고 수준…영토주권 등 핵심이익 지지" <br>시진핑 취임 후 첫 방문국 러시아서 푸틴과 회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러시아를 방문 중인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22일(현지시간)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정상회담을 열어 전방위 전략적 협력을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시 주석은 이어 방러 이튿날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총리와 세르게이 나리슈킨 국가두마(하원) 의장을 면담하고 현지 대학을 찾아 학생과 교수들을 상대로 강연하는 행보를 이어갔다.


◇ 푸틴-시진핑 회담 "중-러 관계 최고수준" = 러시아 리아노보스티 통신과 중국 관영 신화망(新華網)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과 시 주석은 정상회담 직후 발표한 공동 성명에서 "중-러 관계가 전례 없는 최고 수준에 달했다"고 언명했다.

그러면서 "두 대국 간 조화로운 공존관계 수립을 위해 영토주권을 비롯한 핵심적 이익을 지지하고 지역은 물론 세계의 평화와 안전을 위해 중요한 역할을 해나가기로 했다"고 확인했다. 두 정상은 '중-러 선린우호 협력조약'의 원칙과 정신을 바탕으로 평등 신뢰, 상호 지지, 공동 번영과 함께 전략적 협력 동반자관계의 수준도 계속 높여가기로 했다.

시진핑은 회담에서 "복잡 다변한 국제 정세와 엄중한 국제경제 환경에서 중-러가 전방위 전략협력을 긴밀하게 강화해야 한다"며 "양국이 서로 상대국의 주권, 안전, 발전 노력을 굳건하게 지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푸틴도 "러-중은 여러 중대 문제에 대한 시각이 일치한다"며 "양국이 국가발전 진흥을 위해 노력하면서 공동 이익과 협력 범위를 넓혀나가야 한다"고 화답했다.

시진핑 주석이 취임 후 첫 방문지로 러시아를 선택하면서 이뤄진 정상회담은 이날 오후 4시께부터 약 3시간 동안 진행됐다. 양국 정상은 단독ㆍ확대 정상회담을 잇따라 열고 양자 관계를 비롯한 국제·지역 현안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회담에선 시리아 분쟁을 포함한 중동 및 북(北) 아프리카 문제, 아프가니스탄 상황 등과 함께 한반도 정세에 대해서도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한반도 정세와 관련해 어떤 대화가 오갔는지는 즉각 알려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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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양국은 무역, 투자, 공업, 임업, 하이테크, 항공기술, 기반시설 등 협력을 강화하면서 양국 교역액 1천억 달러 달성을 2015년까지 앞당기기로 했다. 중국은 러시아의 최대 무역 상대국으로 지난해 양국 교역량은 882억 달러였다.

◇ 에너지 협력 등 30여가지 협력 문서 서명 = 정상회담에 이어 양국 정부 관계자 및 국영기업 대표 등은 푸틴 대통령과 시 주석이 지켜보는 가운데 30여가지의 협력 문서들에 서명했다. 러시아 국영가스회사 가스프롬과 중국석유천연가스집단(CNPC)은 가스관을 이용한 러시아 천연가스의 중국 공급에 전격 합의,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러시아와 중국은 그동안 가스공급에 원칙적으로 합의하고도 가스가격에서 큰 이견을 보이면서 몇 년 동안 계약을 체결하지 못했다. 밀레르 가스프롬 사장은 "동부 노선 가스관을 건설해 2018년부터 30년 동안 매년 380억㎥의 러시아 천연가스를 중국에 공급하기로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가스 공급량이 600억 ㎥로 늘어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밀레르 사장은 오는 6월 법률적 조건들에 관한 문서에 서명하고 연말까지 가스 장기 공급에 관한 본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날 양측은 가스 공급 가격을 얼마로 정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러시아 석유기업 로스네프티와 CNPC도 선불 조건부 원유 공급 확대에 관한 협정을 체결했다. 로스네프티는 25년간 중국에 원유를 공급하는 조건으로 중국개발은행으로부터 20억 달러의 차관도 제공받기로 했다.

이밖에 양국 정부는 중국 톈진(天津)에 연 1,300만t 가공 능력의 원유가공 공장을 건설하는 협정에도 서명했다.

◇ "중-러 협력은 세계 균형추"…시주석 대학 강연 = 시 주석은 방러 이틀째인 23일 메드베데프 러시아 총리 면담, 하원 방문, 현지 대학 강연 등의 일정을 이어갔다. 시 주석은 이날 낮 모스크바 교외의 총리 관저를 방문해 메드베데프 총리와 면담했다. 메드베데프 총리는 이 자리에서 그의 취임을 축하하고 새 중국 지도자가 러시아를 처음으로 방문한 것은 "아주 상징적 사건"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시 주석도 "이미 방러 목적을 달성했으며 결과는 기대를 훨씬 뛰어넘는 것"이라며 "러시아 방문 성과에 아주 만족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시 주석은 이에 앞서 이루어진 나리슈킨 하원 의장과의 면담에서도 중-러 관계의 특별함을 강조했다.

그는 이어 외교관 양성 전문학교인 현지 명문대 '모스크바국립국제관계대'를 찾아 학생과 교수들을 상대로 강연했다. 그는 강연에서 "중-러 관계는 국제사회의 가장 중요한 양자관계 가운데 하나"라고 규정하고 "이는 양국 관계에 해당할 뿐 아니라 세계 균형의 보장책"이라고 주장했다. 중-러 협력이 국제 사회에서 미국과 서방의 일방주의를 견제하는 균형추 구실을 하고 있다는 의미였다. 22일 모스크바에 도착한 시 주석은 24일까지 현지에 머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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