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족 스프린터’ 오스카 피스토리우스(24ㆍ남아프리카공화국)가 혼자서 못 이룬 결선 진출을 동료들과 함께 이뤘다.
피스토리우스는 1일 대구스타디움에서 펼쳐진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남자 1,600m 계주 예선에 출전해 팀이 조 3위로 결선에 오르는 데 힘을 보탰다.
탄소섬유의 의족이 바통 터치 때 다른 선수에게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던 경기였다. 불필요한 논란을 일으키지 않으려는 듯 1번 주자로 나선 피스토리우스는 최하위권에 처진 채 오펜츠 모가웨인에게 바통을 전달했으나 모가웨인 등 3명이 부지런히 만회해 2분59초21의 남아공 신기록을 세우며 3위로 골인했다.
400m에서 결선 진출에 실패했던 피스토리우스는 경기 후 “팀원들의 경기력이 정말로 좋았다. 모든 팀원들이 자기 자리에서 최고의 역할을 했다”면서 “나는 축복받은 사람”이라며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1,600m 계주 결선은 2일 오후9시15분 진행된다.
한편 성별 논란으로 상처가 컸던 카스터 세메냐(20ㆍ남아공)도 여자 800m에서 좋은 성적을 냈다. 세메냐는 예선 3조에서 2분01초01의 기록을 내 2위로 준결선에 진출했다. 취재진의 질문에 대답 없이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을 빠르게 빠져나가던 세메냐는 남아공의 세페디어(語)가 들리자 짧게 몇 마디를 남겼다. 그는 “압박감을 느끼지는 않았다. 예선 기록은 큰 의미가 없다. 준결선을 잘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800m 준결선은 2일 오후7시25분 펼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