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샘이 거래소시장에 상장하면서 한샘 창업주인 조창걸 회장과 퍼시스의 김영철 전 회장의 돈독한 우정이 화제가 되고 있다.이들은 지난 70년 9월 국내 가구업계의 역사를 다시 쓰자는 굳은 각오로 한샘을 함께 설립했으며 이후 각자의 회사를 국내 최고 가구업체로 키워냈다.
한샘의 공동창업주였던 두 사람이 인테리어 가구(한샘)와 사무용 가구(퍼시스) 분야에서 업계 선두자리를 고수하며 국내 가구산업을 이끌었던 것이다.
가구 역사에 한 획을 긋자고 다짐했던 이들은 모두 회사를 거래소시장에 상장시켜 기업을 공개했으며 서로 상대방 회사의 대주주로 남아있는 등 남다른 우정을 보이고 있다.
조 회장(64)과 김 회장(64)이 한샘을 설립한 건 33년전. 탁월한 경영능력과 안정된 재무구조를 유지, 한샘은 가구업계의 기린아로 부상했다.
회사가 정상궤도에 들어섰다고 판단한 김 회장은 사무용 가구의 시장성이 높다고 판단, 지난 83년 한샘에서 나와 한샘공업㈜을 설립했고 95년 회사명을 퍼시스로 바꾸었다. 시장 전망이 적중하고 매출신장세가 급증하자 김 회장은 96년 거래소에 기업을 공개했다.
이제 퍼시스의 김영철 전 회장은 회사경영에는 일체 관여하지 않으며 모든 의사결정은 전문경영인에게 맡기고 있다.
지난해 1,35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고 올해에는 1,600억원의 매출을 달성했으며 앞으로도 사무용 가구 시장점유율 1위 업체로서의 이미지를 확고히 다질 방침이다. 김 회장이 대주주로 15%의 지분을 가지고 있고 한샘 조회장도 16%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이달 16일 거래소 시장에 상장한 한샘은 국내 최대 가구업체. 올 상반기 2,310억원의 매출을 달성했고 전체로는 4,500억원의 매출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선두업체들이 무리하게 사업을 확장하고 해외법인을 설립하면서 경영상태가 악화된 것과는 달리 안정적인 경영전략으로 꾸준히 매출 규모와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며 1위 업체로 우뚝 올라섰다.
조 회장 역시 전문경영인에게 회사를 맡기고 회사 경영에는 참여하지 않으며 장기비전만 제시하고 있을 뿐이다.
조 회장이 26%의 지분을 가지고 있고 퍼시스 김 회장도 17.7%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이들은 상대방 회사의 대주주로 남아있다.
가구업계 관계자는 "두 분은 친구 사이에 회사를 공동설립해 협력관계가 얼마나 중요하지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라며 "이들은 가구업계의 산증인으로 후배 경영자들에게 큰 교훈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정명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