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부진한 기업실적이 우리 경제를 말한다

올해 상반기 기업실적이 고유가ㆍ내수부진 등으로 부진을 면치 못했다. 전년동기 대비 매출 실적은 약간 상회했으나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19%와 11%나 감소했다. 특히 제조업의 경우 상반기 동안 1,000원을 팔아 81원을 남긴 꼴이어서 지난해의 115원보다 급감했다. 영업이익이 27% 줄어든 데 따라 순이익도 약 20% 하회했다. 금융업의 경우 매출액은 다소 감소했으나 순이익은 323%나 늘어난 것과 대조를 이룬다. 업황이 좋지않다 보니 적자로 전환한 기업도 훨씬 늘어났다. 코스닥 기업의 경우 수익성은 더욱 악화돼 적자기업이 지난해 67개사에서 올해는 108개사로 늘어났으며 2분기 실적은 1분기보다 더욱 저조해 악화양상이 심화됐다. 물론 지난해 상반기 실적이 워낙 좋았던 만큼 상대적으로 올 실적이 부진했더라도 하반기 들어 개선될 소지는 있다. 하지만 선진국 경기가 다소 좋아지더라도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는 유가나 쉽게 벗어나기 힘들 것으로 보이는 소비부진 등을 감안한다면 낙관할 수만은 없는 처지다. 이미 아시아개발은행(ADB) 등 외국 기관들이 우리나라의 올해 성장전망을 계속 하향 조정했고 수출 증가세도 둔화되고 있는 만큼 경쟁력 약화의 원인을 근원적으로 치유하지 않으면 최악의 현실을 맞게 될지도 모른다. 아직 격차가 있다고는 하지만 중국이나 베트남ㆍ인도 등 후발 개도국들이 무서운 속도로 우리를 추격해 오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 국가경제는 기업의 활력에 달려있다고 보아도 과언이 아니다. 불확실성을 제거하고 기업정신을 북돋워 투자를 활성화하지 않는다면 일자리 창출도 소비회복도 요원한 길이며 선진경제로의 발돋움은 더더욱 어려워질 것이다. 기업은 기업대로 신기술개발과 새시장 개척에 진력해야겠지만 정부 역시 기업의 발목을 잡는 과거지향적 사고와 관행에서 벗어나야 할 것이다. 지금 우리 기업들은 정치성 구호에 휩싸여 갈 길을 찾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하루빨리 성장동력을 발굴해 나가고 국민 모두 기업의 성장만이 경제회복의 지름길이라는 인식을 가져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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