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지난 17일 사망했다. 이에 따라 후계자인 김정은으로 이어지는 북한의 3대 세습이 남북관계의 최대 변수로 떠오르게 됐으며 이를 둘러싼 한반도 주변정세도 크게 요동칠 것으로 전망된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19일 김 위원장이 17일 오전8시30분 중증급성 심근경색과 심장쇼크 합병으로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1994년 김일성 주석 사후 유훈통치를 하다 1998년 국방위원장을 맡으며 권력의 전면에 나선 지 13년 만에, 또 1974년 후계자로 공식화된 지 37년 만에 69세로 사망했다.
중앙통신은 이날 '전체 당원들과 인민군장병들과 인민들에게 고함'이란 제목의 보도전문에서 "김정일 동지께서 주체 100(2011)년 12월17일 8시30분에 현지지도의 길을 이어가시다가 겹쌓인 정신ㆍ육체적 과로로 하여 열차에서 서거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2008년 9월에도 건강에 이상이 발견되며 한동안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와병설이 증폭되기도 했지만 최근 비교적 건강한 모습이 자주 보도되면서 건강이상설이 수면 아래로 가라앉기도 했다.
이런 정황 때문에 일각에서는 김 위원장이 암살됐거나 쿠데타가 일어났을 가능성도 제기됐지만 아직 우리 정보당국에서 확인되지 않고 있다.
북한 측은 후계자인 김정은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 등을 포함해 232명으로 장의위원회를 구성했다고 밝혔다. 김일성 주석 사망 당시 장의위 명단 서열로 권력구도를 가늠할 수 있었던 만큼 제일 먼저 호명된 김정은이 사실상 후계체제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중앙통신은 "우리는 김정은 동지의 영도에 따라 슬픔을 힘과 용기로 바꾸어 오늘의 난국을 이겨내 주체혁명의 위대한 새 승리를 위하여 더욱 억세게 투쟁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해 김정은 후계체제에 못을 박았다. 장의위는 공보를 통해 김 위원장의 시신을 금수산기념궁전에 안치하고 오는 28일 평양에서 영결식을 한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 사망으로 남북관계는 당분간 냉각기에 접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22일로 예정됐던 북미 고위급회담은 물론 모든 대북 접촉라인이 중단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비상국무회의에서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지정학적 리스크로 국가신용도에 영향을 받지 않도록 관계부처가 유의해 대응해달라"며 "연말연시 경제, 특히 소비가 위축되면 서민생활에 영향이 큰 만큼 정상적인 경제활동을 할 수 있도록 각 부처가 면밀히 점검해 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