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동지역 비중 급증 사무소·공장 신증설 서둘러우리 기업들이 중국투자와 교역의 무게 중심을 화동지역(장쑤성, 저장성)으로 급속히 옮겨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양쯔강 유역의 상하이가 베이징 (화북), 홍콩ㆍ광둥에 이어 새로운 비즈니스 중심지로 급부상하고 있다.
◇교역 집중
KOTRA가 최근 펴낸 '한중수교 10주년의 경제성과와 문제점'이라는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화동지역의 수출 비중은 전체 수출액(181억9,000만달러)의 26.4%를 차지, 지난 98년 18.4%에서 8% 포인트 증가했다. 같은 기간 동안 화남지역(광둥성, 푸젠성, 하이난성)의 수출 비중은 40%이상에서 34.5%로 줄었다.
기업들의 투자도 발해만 지역(베이징, 산둥성포함)의 비중이 주는 대신 화동지역 비중이 급증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발해만 지역에 대한 투자는 92년 전체(1억4,113만달러)의 63.1%를 차지했으나 올 상반기(총 3억2,059만달러)에는 43.4%로 낮아진 반면 화동지역에 대한 투자는 같은 기간 8.2%에서 32.4%로 4배 가까이 증가했다.
◇기업 중국 거점 이동
기업들이 상하이 지역으로 거점을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포스코는 올들어 상하이 지역 인근의 장가항 현지법인에 대한 투자를 대폭 늘리기로 한 데 이어 홍콩에 소재한 무역법인(POA)의 상하이 이전도 검토하고 있다.
동국제강과 연합철강도 최근 상하이 사무소를 개설한 데 이어 인근의 우시(냉연강판), 강음(아연도금강판) 공장의 증설을 추진하고 있다.
LG화학도 저장성 닝보시에 위치한 ABS 공장의 생산 능력을 오는 2004년 말까지 50만톤 규모로 증설할 계획이다.
SK는 조만간 상하이 푸단대와 자오퉁대에 설립한 벤처창업센터를 활성화하고 상하이 과학기술위원회와 공동으로 조성한 생명과학펀드 투자도 구체화할 구상이다.
삼성SDI도 지난 6월 상하이에 형광표시관(VFD) 생산공장을 준공하고 PDP 현지 생산법인을 내년초까지 설립키로 했으며, 삼성전자도 상하이 인근에 광케이블 공장 신설을 위한 실무작업에 착수했다.
제일모직도 오는 9월 상하이에 영업사무소를 설치, 중국에 진출시킬 자사 주요 브랜드의 매장관리를 총괄할 계획이다.
삼성물산 역시 중국에 있는 5개 지사 가운데 상하이 지사가 헤드쿼터 역할을 하면서 대중국 무역활동을 지휘하고 있다.
◇지리적 이점이 가장 큰 이유
이처럼 상하이 지역에 대한 교역과 투자활동이 늘어나자, KOTRA와 한국무역협회도 올 상반기에 중국지역본부(지부)를 상하이로 이전하거나 신설해 지원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상하이 지역 진출이 늘고 있는 것은 한국과 가까워 운송비용이 저렴한데다 양자강을 따라 중국 내륙지방 깊숙이 올라갈 수 있는 수운을 활용할 수 있는 지리적 이점이 크게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KOTRA 관계자는 "상하이 지역은 장쑤(江蘇), 저장(浙江), 안후이(安徽) 등을 포함해 중국전체 국내총생산(GDP)의 24.8%를 차지하는 유망 경제권"이라며 "연초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우리 기업들의 투자 선호지역이 상하이-베이징-산둥-광둥 순으로 나타나 앞으로 상하이 지역 투자가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강동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