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2배 증산·현대 신규진출 계획도시바·NEC등 "3배까지 증산" 맞불전략
한ㆍ일 반도체업계가 램버스 D램시장을 둘러싸고 한 판 승부에 들어간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올해 램버스 D램 시장의 주도권을 유지하기 위해 대규모 증산에 돌입했으며 현대전자는 신규 진출하기로 했다. 일본의 도시바ㆍNEC 등도 생산물량을 두 배 이상 늘리며 본격적인 맞공세에 들어갔다.
D램 업계가 램버스 D램 생산을 확대하는 것은 개당 가격이 128메가 기준 18달러로 싱크로너스 D램의 국제 현물가격이 4.5달러 수준인 데 비해 4배나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기 때문. 특히 128메가 램버스 D램의 원가는 선발업체들의 경우 10달러 수준으로 막대한 수익을 보장받고 있다.
램버스 D램 시장이 상대적으로 성장성이 높다는 것도 이유다. 램버스 D램 시장은 지난해 6,000만개(128메가 환산)에서 올해 5배나 늘어난 3억개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램버스 D램은 싱크로너스 D램에 비해 속도가 빨라 입체감 넘치는 동영상을 표현하는 데 적합하다. 특히 인텔의 '펜티엄Ⅳ',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2'게임기, 워크스테이션 등에 주로 장착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전체 3,000만개를 생산한 데 이어 올들어 월 생산량을 500만개로 늘렸다. 상반기중 월 1,000만개까지 생산량을 늘리고 하반기에는 최대 1,500만개까지 확대키로 했다.
김일웅 반도체 마케팅1팀 이사는 "올해 최소 1억2,000만개에서 최대 1억8,000만개까지 생산량을 늘리기로 했다"며 "이를 통해 올해 시장점유율 40% 이상을 유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대전자도 램버스 D램 사업에 본격 진출하기로 했다. 현대는 기존 싱크로너스 D램 생산라인 일부를 램버스 D램 라인으로 전환, 올해 안에 월 100만~150만개의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체제를 갖출 계획이다.
이미 램버스 D램 생산에 필요한 메모리 테스터 등 장비를 발주했다. 현대 관계자는 "싱크로너스 D램 가격이 원가 이하로 떨어져 고부가가치 제품인 램버스 D램 사업을 본격화 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일본 업체들의 시장공략도 거세지고 있다. 램버스 D램 사업에 소극적이었던 도시바와 NEC는 최근 램버스 D램으로 수익구조를 개선하는 전략을 세웠다. 특히 도시바는 램버스 D램의 생산량을 지금의 3.5배로 늘리기로 했다.
도시바는 전체 D램 생산량의 20% 수준인 월 230만개를 생산하던 것을 오는 9월까지 800만개로 크게 늘릴 계획이다. 반면 싱크로너스 D램은 9월 말까지 현재의 50% 수준인 월 450~500만개로 생산량을 줄이기로 했다.
NEC는 9월 말까지 싱크로너스 D램을 줄이는 대신 램버스 D램을 현재 월 200만개에서 월 500만개까지 생산을 확대한다. 이를 위해 일본은 물론 영국ㆍ중국의 현지 공장을 활용하며 히타치와 공동 설립한 '엘피다'를 통해 판매할 예정이다. 이 경우 전체 D램 생산량 중 램버스 D램의 비중은 20%에서 50%로 늘어난다.
최석포 메리츠증권 연구위원은 "램버스 D램시장이 올해 크게 확대된 후 안정적인 성장을 유지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올해가 시장주도권을 결정짓는 시기가 될 것"이라며 "반면 싱크로너스 D램은 공급과잉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 업체들이 생산체제를 전환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조영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