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제2의 장기신용銀 되나" 동요하는 외환銀 직원들

하나銀 인수 막바지 작업속 일부선 퇴직·이직 준비 나서

은행계 캐피털사인 A사는 최근 신입직원 면접을 했다. 그런데 최종 면접에서 외환은행 직원출신이 한 명 있었다. 이 지원자는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작업이 거의 마무리되고 있어 선배들도 갈 데가 있으면 이직하라고 한다"며 "인수되면 어떻게 될지 몰라 회사를 옮기려고 하는데 캐피털사지만 은행계인만큼 탄탄할 것 같다"고 말했다. A사의 한 고위관계자는 "당초 원서접수에서는 외환은행에서 1년에서 1년 반 정도 있던 직원들이 3명이나 됐다"며 "전반적으로 외환 직원들 사이에서 동요가 있는 듯하다"고 설명했다. 외환은행 직원들이 흔들리고 있다.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작업이 막바지로 치닫고 있어서인데 은행 측의 공식 부인에도 일부 직원들은 퇴사와 이직을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지난 1998년 국민은행이 장기신용은행을 인수합병(M&A) 할 당시 장기신용은행의 우수 인력들이 대거 퇴직, 증권계 등으로 옮긴 상황이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한 금융지주사의 고위관계자는 11일 "실질 급여 수준은 외환은행이 업계 최고 수준인데 하나의 경우 특히 여직원 급여 부분에서 (외환과) 차이가 많다"며 "하나와의 합병시 처우가 나빠질 것을 걱정한 일부 직원들이 퇴직을 준비하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도 "개인적으로 알고 있는 외환은행 행원들이 진로문제를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며 "과거 충청이나 보람ㆍ서울 출신들처럼 '서자' 취급 받을 것에 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나은행은 1998년 충청은행을 인수해 지역본부화하면서 13년간 급여ㆍ인사체계를 따로 운영해왔다. 내년부터는 단계적으로 임금을 다른 곳과 맞춰주기로 했지만 충청지역본부 직원들은 그동안 5~6% 정도 급여를 덜 받아왔다. 시중은행의 다른 관계자는 "하나는 지금도 합병은행 출신 간 화학적 결합이 잘 안 됐다는 평가를 받는다"며 "지금까지의 하나금융의 조직문화를 어떻게 바꾸느냐에 따라 외환은행 직원들의 동요를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이에 대해 "아직까지 직원들이 하나금융 인수 문제로 퇴직을 한다는 얘기는 들어본 적이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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