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산 8번째 챔스리그 4강 무대도
'1부리그 전무' 초라한 선수경력… 통역으로 일하며 지도자 새출발
포르투 챔스우승으로 '벼락 스타'… 첼시·인터밀란 거치며 명장 우뚝
전 첼시 소속 램퍼드 175번째 골… 통산득점 4위 앙리와 어깨 나란히
조제 모리뉴(51·포르투갈·사진) 첼시 감독은 올 4월 알렉스 퍼거슨 감독의 한 가지 기록을 깼다. 첼시가 신흥 강호 파리 생제르맹을 꺾고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4강에 오르면서 감독으로 통산 8번째 챔스리그 4강 무대를 밟은 것이다. 모리뉴는 퍼거슨 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의 7차례 기록을 넘어 '챔스리그 최다 4강 사령탑'이라는 타이틀을 얻었다.
모리뉴가 다시 한 번 '명장의 아이콘' 퍼거슨 전 감독의 기록을 경신하며 전설 반열에 발을 걸쳤다. 모리뉴가 이끄는 첼시는 14일(한국시간) 런던 스탬퍼드브리지에서 끝난 잉글랜드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16라운드 홈경기에서 헐시티를 2대0으로 이겼다. 첼시는 12승3무1패(승점 39)로 맨체스터 시티에 3점 앞선 EPL 선두를 지켰다. 이날의 승점 3점은 첼시에도 큰 점수지만 모리뉴 개인에게는 더 특별했다. 감독으로 EPL 통산 승점 400점을 채웠기 때문이다. 모리뉴는 174경기 만에 EPL 승점 400점을 기록, 퍼거슨이 갖고 있던 191경기를 17경기나 앞당기며 최단기간 승점 400점 신기록의 주인공이 됐다. 174경기 가운데 122경기를 승리로 장식했다.
스스로를 '스페셜 원(특별한 존재)'이라 부르는 모리뉴는 잘 알려졌듯 통역으로 출발해 유럽 최고 명문구단 감독까지 오른 신화 같은 인물이다.
선수 생활은 포르투갈 1부리그 경험도 없을 정도로 초라했지만 지난 1992년부터 포르투갈 1부리그 스포르팅 리스본의 통역으로 일하며 축구 지도자로서의 제2 인생을 설계했다. 이전 모리뉴의 직업은 체육교사였다.
모리뉴는 마흔한 살이던 2004년 포르투갈 포르투로 유럽을 정복(챔스리그 우승)해 세계를 놀라게 했다. 이후 첼시로 옮긴 2004-2005시즌에는 EPL 역대 최다 승점(95점) 신기록을 세웠다. 리그 우승은 당연한 일. 2005-2006시즌 한 번 더 우승을 안기고 첼시를 떠나서는 이탈리아 인터밀란, 스페인 레알 마드리드에서 리그 우승 3차례, 챔스리그 우승 한 차례를 수집했다.
인터밀란 시절이던 2009-2010시즌에는 트레블(3관왕)도 달성했다. 2013-2014시즌 첼시로 돌아온 모리뉴는 챔스리그 준결승 진출에 이어 올 시즌은 리그에서 단 1패만을 허용하는 압도적인 전력을 자랑하고 있다.
한편 과거 모리뉴 감독과 함께 첼시의 전성기에 힘을 보탰던 프랭크 램퍼드(36)도 의미 있는 기록을 작성했다. 2001년부터 지난 시즌까지 10년 넘게 첼시에 몸담다 올 시즌 맨체스터 시티에 임대된 미드필더 램퍼드는 14일 EPL 통산 175호 골을 터뜨렸다.
레스터시티 원정에서 사미르 나스리의 도움을 받아 전반 40분 결승 골을 넣은 것. 이 골로 맨시티는 1대0으로 승리, 선두 첼시를 바짝 뒤쫓았다.
램퍼드로서는 친정을 잔뜩 긴장시킨 셈이다. 이날 전까지 EPL 통산 득점순위 5위였던 램퍼드는 이날로 공동 4위로 올라서 티에리 앙리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앙리는 2003-2004시즌 아스널의 무패 우승을 이끌었던 골잡이. 미드필더라는 포지션 특성상 골 기회가 상대적으로 적은 램퍼드지만 특유의 꾸준함으로 14시즌 동안 175골을 쌓았다.
단기 임대선수 신분인 램퍼드는 1월까지만 맨시티에서 뛴 뒤 미국 뉴욕시티로 돌아가야 하지만 마누엘 페예그리니 맨시티 감독은 램퍼드의 임대 연장을 구단에 요청할 계획이다. 성사되면 램퍼드는 EPL에서 계속 기록 행진을 이어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