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韓中日 바둑영웅전] 고수들을 경악시킨 수

제3보(34~44)


백34를 선수로 둔 것까지는 검토실의 예측과 똑같았다. 그 다음에 이창호는 36, 38로 따내 버렸다. “흑이 실속을 자꾸 챙기니까 이창호도 실리에 신경을 쓴 것인데요. 좌변을 흑이 선착해서는 아무래도 흑이 편한 흐름 같아요.” 김성룡9단의 해설이다. 백36으로는 역시 44의 자리에 지키는 것이 정수 같다는 얘기였다. 이창호는 백42가 선수로 듣는다는 사실에 주목하고 있었다. 그 수가 선수라면 좌변에 뛰어든 흑이 그리 쉽게 수습되지는 못한다고 생각한 것이었다. 그 생각은 맞는 생각이었다. 그러나 공격은 역시 이창호의 전문 영역은 아니었음이 곧 드러나는데…. 백44의 헤딩. 검토실의 모든 고수들을 경악시킨 한 수였다. “엄하게 다스리는군요.” 이것은 서봉수9단의 말. “맛 좀 봐라 이거죠.” 이것은 김성룡9단의 말. “이상한 착상 같다. 꼭 잡는다는 확신이 섰을 때나 감행하는 수법이다.” 이것은 루이9단의 말. 역시 과수였다는 결론이 충암연구회에서 며칠 후에 나왔다. 정수는 참고도1의 백1이었다고 한다. 흑이 2로 붙여 수습하자고 하면 3으로 반발한다. 대략 백13까지가 예상되는데 백이 괜찮은 흐름이라는 진단이었다. 참고도2의 흑2로 수습하러 들면 백3으로 추궁하여 흑이 괴롭다. 살기는 살겠지만 백에게도 상당히 큰 집을 허용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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