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글로벌 증시가 일제히 오르며 국내 증시도 연말 효과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전날 미국 다우존스지수는 처음 1만6,000포인트를 넘어섰고 일본 니케이225지수도 1만5,600포인트를 넘어서며 강세를 기록했다. 독일과 프랑스 등 유럽 증시도 상승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국내 증시가 올해 12월에도 전통적으로 미 최대 소비시즌 효과와 배당을 노리는 외국인의 자금 유입으로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코스피지수의 박스권(2,050포인트) 돌파 여부는 기관 가운데 투신의 매수폭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판단했다.
25일 코스피지수는 0.49%(9.75포인트) 오른 2,015.98포인트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외국인은 3거래일 만에 매수세로 돌아서며 883억원어치를 사들였고 기관도 576억원어치를 사들이며 2거래일째 순매수를 보였다.
업계에서는 코스피지수가 지난 10월 이후 2,000선을 세 번이나 내주며 등락을 거듭하고 있지만 12월부터는 미 최대 쇼핑시즌인 블랙프라이데이와 사이버먼데이 등 글로벌 이벤트에 영향을 받으며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코스피지수의 강세 전망은 외국인들이 12월에 배당 등의 이슈로 매수세를 유지하기 때문이다. 외국인은 올해 12월에도 프로그램매수를 통해 국내 증시를 담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시장의 평가다. 업계에 따르면 이날 기준 국내 증시에서 순차익잔액은 4조1,700억원 규모로 올해 초 순차익잔액 최대치(6조3,400억원)와 비교하면 차익매수 여력이 2조1,700억원이 있다.
최동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2조1,700억원 규모의 차익거래 여력 가운데 외국인의 매수 여력은 1조8,300억원 수준"이라며 "선물이 고평가돼 있을 때 선물을 팔고 현물을 사야 수익을 얻는데 현재 코스피지수 선물 12월물과 3월물의 베이시스가 -1.1포인트 수준으로 이론베이시스(-0.5포인트)보다 고평가돼 외국인이 12월 프로그램매매를 통해 국내 증시에 들어올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외국인의 매수세에 더해 연기금도 국내 증시를 사들이며 증시의 하단을 지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 들어 월 평균 8,200억원을 순매수한 연기금은 연말에도 7,000억원 이상의 매수 여력이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임은혜 삼성증권 연구원은 "올해 연기금의 주식 비중 목표치는 금융자산의 20%인 87조1,134억원으로 현재 비중 추정치가 80조6,792억원인 것을 감안하면 6조4,000억원 이상의 매수 여력이 있다"며 "연말까지 남은 기간과 기금운용수익률 등을 고려할 때 지난해 정도(18.7%)의 비중을 가정하면 추가매수 여력은 7,700억원 수준"이라고 판단했다.
전문가들은 연말 증시의 박스권 돌파는 기관 가운데 투신의 매수세에 달렸다고 진단했다. 배당과 경기개선 전망을 보고 들어오는 외국인과 연기금에 더해 국내 주식형펀드로 자금이 들어와야 기관의 매수폭이 커지고 증시도 한 단계 더 오를 수 있기 때문이다.
김학균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외국인과 연기금이 연말에 매수세를 보이는 것은 일반적인 사안이지만 기관의 도움 없이는 박스권을 돌파할 정도의 모멘텀이 되기는 어렵다"며 "2,000선 위에서 조성된 국내 주식형펀드 자금은 20조원 규모인데 올 들어 빠져나간 자금은 60조원가량 되기 때문에 환매가 일단락되며 투신으로 자금이 들어올지를 주의 깊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개인이 주식형펀드로 자금을 넣어 투신의 매수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부동산경기 개선 여부가 중요하다"라며 "주택가격이 오르지 않더라도 연말에 거래가 나아지면 투신도 매수를 늘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연말에 노려볼 업종으로는 미 소비시즌 수혜주인 전기전자(IT)와 패션관련주, 경기회복 기대감이 있는 내수주와 금융주가 거론됐다. 박연채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연말 전통 이슈인 미 소비시즌과 외국인 매수 증가에 대한 기대에 따라 내수ㆍITㆍ패션주의 수혜 전망이 나오는 것은 양적완화(QE) 축소 등 글로벌 이벤트가 마무리되면서 증시가 기본 사이클로 돌아가고 있기 때문"이라며 "단기적으로 경기회복, 미 소비시즌과 관련된 수혜주가 부각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