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나프타 새 공정기술 개발

"석유화학제품 원료 더 싸게 대량생산 가능"<br>불순물 아세틸렌 쉽게 제거… 에너지 20% 절감<br>SK에너지 "150억 투자 내년 하반기 새 시설 가동"<br>"세계 30개 공장에 기술 수출, 로열티 수익도 기대"



최근 가격이 급등하고 있는 나프타 분해 과정에서 나오는 부산물인 C4 혼합물로부터 부가가치가 높은 석유화학제품 원료를 저렴하게 대량생산할 수 있는 공정기술이 국내에서 개발됐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과 SK에너지는 C4 혼합물에서 합성고무ㆍ폴리에틸렌의 원료인 부타디엔ㆍ부텐-1을 경제적으로 제조할 수 있는 새 공정기술을 개발했다고 11일 밝혔다. 나프타 분해란 원유를 증류해 얻은 나프타(가솔린 유분ㆍ溜分)를 750∼850도에서 열분해, 플라스틱ㆍ나일론ㆍ폴리에스테르 등의 기초 원료인 에틸렌ㆍ프로필렌ㆍ부틸렌류(부타디엔 포함) 등을 생성하는 반응을 말하며 석유화학공업에서 가장 중요한 제조 공정의 하나다. 소량의 수소와 메탄도 발생하는데 수소는 에틸렌 중 아세틸렌을 제거하는 공정에, 메탄은 도시가스 등의 연료로 쓰인다. 이 과정에서 부산물로 C4 혼합물이 만들어지며 그 양은 국내의 경우 연간 160만톤에 달한다. 하지만 부타디엔ㆍ부텐-1 등으로 전환시키는 공정기술의 생산성이 낮아 대부분 연료 형태로만 사용돼왔다. 부타디엔은 세계시장이 약 20조원, 국내시장이 1조5,000억원 규모에 달하지만 중국ㆍ인도의 차량 증가에 따른 타이어 생산 확대로 생산량이 수요를 못 따르는 실정이다. ◇생산효율 높인 기술 개발=에너지연은 이번에 ‘아세틸렌 전환 공정’과 ‘올레핀ㆍ파라핀 흡착 분리 공정’이라는 두 가지 새 공정기술을 개발했다. 아세틸렌 전환 공정기술을 적용하면 C4 혼합물 중 불순물인 아세틸렌만을 수소와 결합시켜 손쉽게 제거하고 복잡한 후속 공정을 단순화, 20%가량의 에너지 절감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아세틸렌은 껌처럼 끈적이는 물질로 C4 혼합물 재활용에 걸림돌로 작용해왔으며 이를 제거하는 데 많은 에너지가 소모된다. 올레핀ㆍ파라핀 흡착 분리 공정기술은 아세틸렌이 제거된 C4 혼합물에서 새로 개발한 흡착제로 올레핀을 파라핀과 분리, 고부가 유도체를 생산하는 후단 공정의 규모를 획기적으로 줄여 투자비와 20%가량의 에너지를 절감할 수 있게 해준다. 기존에 운전되고 있는 석유화학 공정설비의 일부만 보완하는 수준에서 부텐-1의 생산량을 늘리고 수소를 첨가하지 않고 액화석유가스(LPG)를 제조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또 산출물 중 고순도의 ‘부텐-2 스트림’은 부타디엔 제조 공정의 원료로 사용되는 다기능 공정기술로 향후 유동층접촉분해공정(FCC) 후단의 에틸렌 회수 공정에도 적용할 수 있다. ◇상용화 및 기술 개발 의미=에너지연은 이들 공정을 실제 산업에 적용하기 위해 SK에너지와 손잡고 내년 하반기 울산컴플렉스에 아세틸렌 전환 공정 가동을 목표로 설계를 진행하고 있다. SK에너지는 1단계로 150억원을 투자해 새로운 공정을 적용한 시설을 가동하고 향후 단계별로 확대할 것으로 알려졌다. 올레핀ㆍ파라핀 흡착 분리 공정도 올해 안에 전체 공정 디자인 개발을 완료하고 오는 2010년 상반기 부텐-1의 생산량을 두 배로 늘리는 상용화 공장을 가동할 계획이다. 이번 연구의 총괄책임자인 에너지연의 김종남 박사는 “세계 5위의 에틸렌을 생산하는 석유화학제품 생산국이면서도 모든 공정기술을 선진국에서 수입해야 했던 한계를 극복하게 됐다. 고유가로 날로 경쟁력이 떨어지는 국내 석유화학산업의 경쟁력 회복에 일조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 박사는 또 “SK에너지에 먼저 적용되지만 C4 혼합물을 재활용하는 기술은 세계적으로 석유화학업계의 최대 관심사이어서 향후 로열티를 받고 공정기술을 수출하는 것도 가능하다. 세계 100개 공장 중 약 30개사에 공정기술을 수출하는 것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우리나라도 석유화학기술 수출 국가의 반열에 오르게 된다는 얘기다. 이번에 개발한 공정기술과 현재 진행하고 있는 ‘부텐-2의 탈수소화를 통한 부타디엔 제조 공정’ ‘부텐-2 이성화 공정’ ‘옥텐-1 제조 공정’기술이 개발돼 상호 접목되면 에틸렌 연산 100만톤 규모의 나프타 분해 공정에서 연간 1,000억원의 추가이익 또는 200억원의 로열티 수익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에너지 사용량을 기존 공정보다 20%가량 절감하고 공정을 신설하는 경우 30%의 투자비 절감 효과를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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