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률대회 우승" 내세워 자칭 재야고수들 돈벌이
월수강료가 1,000만원에 달하는 고액 증권개인교습이 성행하고 있다.
증권사의 투자수익률대회와 인터넷 증권 사이트 등에서 배출된 '재야고수'들이 강남 부유층 등을 상대로 투자비법을 전수한다는 명목으로 월 500만~1,000만원씩 받아내고 있는 것.
증권개인교습은 투자수익률대회 우승자와 강남 거부 등 극히 일부에 국한됐으나 최근 저금리로 마땅한 투자대상이 없어지자 투자비법을 배우려는 수요가 많아져 강남은 물론 여의도와 분당ㆍ일산 신도시로도 확산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재야고수들은 개인교습과정에서 투자자들의 자금을 대신 운용해주는 유사 투자자문 행위까지 일삼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이에 따라 이들 재야고수에 대한 전반적인 조사에 나서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서울 청담동에 사는 투자자 S(여ㆍ39)씨는 "재야고수인 C씨에게 월 1,000만원씩 두달 동안 증권개인교습을 받으라는 권유를 받았으나 아직 주식에 투자할 시기가 아니라고 판단해 거절했다"며 "주변에 이 같은 고액증권교습을 받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H증권 투자수익률대회에서 수차례 우승한 경력이 있는 A급 재야고수로 알려진 C씨는 전화통화에서 "개인교습을 업으로 삼고 있는 것은 아니다"며 "최근 들어 금리가 크게 떨어지면서 자산관리에 어려움을 느끼고 있는 강남 부유층들이 증권사 직원 등에게 맡겼던 주식투자를 직접 관리하려는 수요가 늘고 있고 투자비법을 가르쳐달라는 요구도 많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요즘에는 A급 고수는 아니지만 주식시장에 밝은 투자상담사들이 월 300만~500만원씩 받고 개인지도를 해주는 경우가 강남뿐 아니라 신도시 등에서도 일어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D증권 압구정동지점의 한 관계자는 "재야고수들은 개인교습뿐 아니라 투자자금을 모아 사설펀드를 만드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지점에서도 이를 알지만 약정액을 의식해 사무실을 내주고 전화와 단말기를 설치해주는 등 지원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감독원은 이에 대해 "개인증권교습과 사설펀드 모집 등의 위법 여부는 물론 허수주문과 시세조종 혐의까지 포함해 이른바 재야고수들에 대한 전반적인 조사에 나설 방침"이라고 밝혔다.
금감원은 재야고수들이 수십개의 증권계좌를 만들고 계좌간 통정매매를 통해 한 계좌의 수익률을 끌어올리는 방법으로 수익률대회에서 우승하는 등 편법을 일삼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S증권 관계자는 "지난해 투자수익률대회 우승자를 특채해 10억원을 운용하도록 시켰지만 결과는 7억원 손실이었다"며 "특별한 투자비법을 갖고 있다는 감언이설에 현혹되지 말라"고 당부했다.
권홍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