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오피스·상가·토지

'청약 광풍' 오피스텔, 입주 후엔 '속빈 강정'

경쟁률 수백 대 1 이상 단지 매매가 대부분 분양가 밑돌아

공급과잉 논란 세종시에선 1년간 매매거래 전혀 없기도

"이젠 수요·공급 잘 따져봐야"



'청약 대박'을 터뜨렸던 오피스텔이 막상 입주가 이뤄진 뒤에는 매매가가 당초 분양가에 못 미치는 등 '빛 좋은 개살구'로 전락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분양 초기에만 투자 수요가 몰리는 '청약 착시현상'을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23일 서울경제신문이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을 통해 지난해부터 입주를 시작한 오피스텔 중 청약 경쟁률이 수백 대 1 이상을 기록한 단지를 분석한 결과 대부분 매매가가 떨어지는 한편 임대수익률도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세종시 오피스텔, 매매거래 '0' 건 단지도=세부적으로 보면 2012년 7월 청약 당시 최고 140대1(전용면적 48.46㎡)의 경쟁률을 보인 경기 성남 분당의 '정자역 엠코 헤리츠'의 경우 지난 6월 전용 48.46㎡(3단지·11층)의 월세계약이 보증금 5,000만원, 월 임대료 125만원에 체결됐다. 임대수익률은 4.4%로 같은 달 경기 평균 수익률인 6.04%보다 낮다. 24대1을 기록한 전용 55.1㎡(3단지·7층)도 지난달 4억2,000만원에 매매가 이뤄졌지만 이는 분양가(4억4,030만~4억4,700만원)보다 2,000만원 이상 떨어진 금액이다.


공급과잉 논란을 낳았던 세종시 오피스텔의 상황은 더 심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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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9월 입주를 시작한 '세종시 푸르지오시티 2차'는 평균 66대1, 최고 344대1의 경쟁률을 나타내면서 분양권 웃돈(프리미엄)이 1,000만원 이상까지 붙었지만 입주 후 현재까지 등록된 매매거래는 한 건도 없는 상황이다. 평형별로 보면 164.01대1의 경쟁률을 기록한 전용 30.48㎡(13층)는 지난 5월 보증금 2,000만원, 월세 20만원에 거래됐다. 분양가를 고려해볼 때 임대수익률이 약 2%선이다.

◇오피스텔, 이제는 수요와 공급 잘 따져야 할 때=서울 송파 '잠실 아이파크' 역시 139대1을 기록한 테라스형(전용 24.42㎡)의 2월 전세금이 1억8,000만원으로 전세가율이 서울 평균(73.7%)보다 낮은 62.06%로 나타났다. 이 단지는 지난해 1월 입주 직전에는 오히려 분양권에 마이너스 프리미엄이 붙기도 했다.

2012년 6월 최고 2,043.67대1로 부산 지역의 '청약 광풍'을 일으켰던 '해운대 푸르지오 시티'는 분양권에 500만~1,000만원가량의 웃돈이 붙었지만 지난해 300만~700만원선으로 하락한 뒤 최근애는 분양가와 같은 가격의 매물까지 나와 있는 상태다. 단 실거래가 시스템에선 매매와 전월세 거래가 한 건도 등록돼 있지 않다.

청약 인기 오피스텔이 입주 직후에 맥을 못 추는 이유는 거품이 포함된 투자수요와 공급과잉 때문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오피스텔은 계약금이 낮은데다 여러 타입 군에 동시 청약할 수 있어서다.

한 전문가는 "오피스텔의 경우 지난해부터 계속 공급물량이 늘고 있다"며 "이제는 해당 지역의 수요와 공급 추세와 청약 허수를 매우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고 밝혔다.


권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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