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中긴축 등 복병… 당분간 쉬어가는 장세"


한국은행이 4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전격 인상하면서 코스피지수가 1,900선 아래로 떨어졌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번 금리인상이 예정된 이슈인 데다 절대적인 금리 수준이 낮은 상황이어서 증시에 주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한은이 연내 추가적인 금리인상 가능성을 일축함에 따라 유동성 장세가 내년까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16일 유가증권 시장에서 코스피지수는 14.68포인트 하락한 1,899.13에 장을 마쳤다. 코스닥지수는 장중 한 때 499.04를 기록하며 500선이 깨지기도 했지만, 이후 낙폭을 줄이면서 1.79포인트 하락한 503.04에 마감됐다. 이날 금통위 개최에 앞서 외국인이 매도에 나서며 코스피지수는 1,890선까지 내려앉는 등 다소 불안한 모습이었다. 하지만 한은이 기준금리를 2.25%에서 2.5%로 0.25%포인트 인상한 뒤 연내 추가인상을 하지 않을 방침임을 밝히면서 개인을 중심으로 반발매수세가 유입돼 낙폭이 회복되기 시작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은 2,728억원 어치를 사들였고, 장중 내내 주식을 내다팔았던 외국인도 막판 ‘사자’로 전환하며 762억원 어치를 순매수 했다. 반면 7일만에 순매도로 돌아선 연기금(8억원)를 포함, 기관은 600억원 어치를 내다팔았다. 증시 전문가들은 한은의 금리인상에 대해 ‘밀린 숙제’를 해결했다는 의미가 있을 뿐 올해 이어져온 전반적인 유동성 장세에 영향을 미치진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김주형 동양종합금융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시장이 금리인상 가능성을 70~80%로 높게 예측했고, 이는 지난 3일간 주가에도 반영됐다”며 “앞으로 물가상승률이 둔화될 가능성이 크고, 경기회복세도 견고해 금리인상이 증시에 미칠 영향력은 오히려 줄었다”고 말했다. 황금단 삼성증권 연구원은 “금통위가 G20 이후로 연기됐다는 것 자체가 대외적 영향을 피하겠다는 의도가 나타난 결정이었고, 결국 금리인상 이슈는 같은 날 발표된 현대건설 매각 이슈에도 밀리는 모습이었다”며 “올해 금리 추가인상은 확실히 없을 것 같고, 내년에 금리를 인상하더라도 매우 완만한 속도로 정상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처럼 유동성 장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에는 이견이 없지만, 주도주에 대해서는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중국의 추가 긴축정책에 대한 우려가 나오는 만큼 중국보다 미국 비중이 큰 정보기술(IT) 업종에 본격적인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김철중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11일 매수차익잔고 부담을 덜어낸 프로그램 매수가 앞으로 삼성전자 수급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고, 반도체 업황 저점에 대한 기대도 높아지고 있다”며 “코스피 조정을 기회 삼아 주도주가 바뀌고 있는 양상으로 보이는 만큼 IT업종의 강세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기존의 쏠림 현상이 급격히 역전될 가능성은 낮다는 반론도 있다. 원종혁 SK증권 연구원은 “지난 2004년 중국 긴축에도 불구하고 유가와 비철금속 가격은 장기적인 상승추세를 이어갔던 사례를 비춰볼 때 자동차, 화학 등 기존 주도주에 대한 신뢰는 이어질 것”이라며 “다만 IT와 금융은 가격수준이 낮고, 4ㆍ4분기부터 내년 1ㆍ4분기까지의 소비시즌 진입 등을 감안하면서 지금부터 서서히 비중을 확대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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