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각박해져도 익명 기부 잇따라

정신지체장애인 3명도 가족 찾아

한해를 넘기는 연말을 맞아 불우이웃을 돕는 익명 기부자가 잇따르고 있다. 또 미아가 됐던 정신지체 장애인들이 주변의 도움으로 수년만에 가족의 품에 안기는 미담이 꼬리를 물고 있다. 우리 사회가 날로 각박해져가고 있지만 그래도 아직은 살 만하고 인정이 남아있는 단면을 그려내고 있다. 한 기업체 임원은 최근 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해 쌀과 잡곡, 된장, 미역, 칫솔 등 2천만만원 상당의 생필품을 미신고 사회복지시설 29곳에 전달했다. 그는 여비서를 통해 "신원을 공개할 경우 다른 곳에 기부할 것"이라며 익명을고집했다. 다른 기업체 임원은 쌀과 햄 등을 538만어치를 구입, 택배로 소년소녀가장 30세대에 보냈다. 이 임원도 "신원이 알려지면 다시는 기부하지 않겠다"고 `협박'했다. 공동모금회 서울지회측이 기부금 영수증을 확인한 결과 이 임원의 총 기부금액이 1천870만원으로 나타났다. 이번과는 별도로 다른 곳에도 적잖이 기부한 흔적인셈이다. 공동모금회는 이들 익명 기탁자에 대해 24호 행복지킴이로 선정했다. 이외에도 명동에서 외환딜러로 근무한다는 이모씨(37)는 "연봉이 6천만원이라여유가 있는 편"이라며 200만원을 기탁했고, 공동모금회의 `희망 2005 이웃사랑 캠페인'에 참여하고 있는 광고대행사, 사랑의 체감온도탑 제작업체 등도 기부금을 내놨다. 한편 한국복지재단 어린이찾아주기종합센터는 지난달 26일 미아찾기 포스터를전국 1천700여곳의 각종 시설에 배포한 뒤 최근 잇따른 제보끝에 3명의 정신지체 장애인들이 가족품에 안겼다. 안모씨(29)는 지난 2003년초 경기도 의왕시의 동생집에 있다가 동생 부부가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집을 나간 뒤 2년 가까이 실종 상태로 있다가 한 시설에서 연락이 와 `가족 상봉 1호'로 기록됐다. 백모씨(24)는 7년만에 가족품에 안긴 케이스. 1998년 광주광역시 집 근처에서길을 잃은 뒤 연락이 끊겼다. 가족들이 백방으로 수소문했으나 찾지 못하던중 용인의 한 정신병원에서 제보가 왔다. 의사소통이 원활치 않은 백씨는 어머니인 나모씨를 본 순간 "엄마"라고 부르며나씨 품에 안겼다고 한다. 양모씨(24)는 어머니도 같은 정신지체 장애인으로 지난 1995년 경기도 성남의보호시설에 위탁보호돼 있던중 행방불명됐다. 양씨의 외할머니와 외사촌이 직접 전단지를 배포하면서 전국을 돌아다녔으나 찾지 못했다. 그러던중 이번에 대구의 한부랑인시설에서 복지재단이 뿌린 전단지를 보고 연락이 닿았다. 종합센터 관계자는 "센터에 접수된 장기미아가 아직 200여명이나 된다"며 안타까워했다. (서울=연합뉴스) 황정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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