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성장동력 훼손" 過 "선진경제 진입" 功

경제학회 '참여정부 경제정책' 공방<br>아마추어리즘·분배우선·反시장정책등 지적에<br>"좌파성향 정책 공격 이해하기 어렵다" 반박도


올해 5회째를 맞는 ‘경제학 공동학술’ 대회는 공교롭게도 참여정부 집권 2주년을 불과 하루 앞두고 열리면서 정부의 경제정책 공과에 대한 비판과 토론의 장이 됐다. 특히 한국경제학회ㆍ한국국제경제학회ㆍ한국사회경제학회 등 내로라하는 국내 경제 관련 37개 학회가 모두 참석한 가운데 정부의 경제정책이 지닌 근본적 ‘정체성’에 대한 논란도 벌어졌다. 이 자리에 참석한 나성린 한양대 교수는 참여정부 첫해의 국정운영을 “지나치게 아마추어적이고 진보적이었다”며 비판의 칼날을 세웠다. 이어 그는 집권 2년차에도 아마추어리즘을 벗어나지 못하고 개혁입법의 무리한 추진으로 불필요한 갈등을 유발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나 교수는 지난 2년간 우리 경제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성장잠재력이 훼손된 점을 꼽았다. 그는 한국개발연구원(KDI)의 분석을 인용해 참여정부 집권기인 오는 2007년까지 잠재성장률이 4.8~5.4%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지난 90년대 초 6,6%, 90년대 말 6.0%에 비해 크게 낮은 수치다. 아울러 나 교수는 세계경제포럼(WEF)과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연구원(IMD)의 국가경쟁력지수도 지난해 각각 35위, 29위에 그쳤다고 질타했다. 이 같은 상황에 대해 나 교수는 “정부의 경쟁력과 경제운용능력의 하락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생산성 주도의 성장으로 경제구조가 변화하고 있다”며 “그러나 참여정부의 분배우선, 반(反)시장적 분위기에 따라 소비ㆍ투자심리는 극도로 위축됐고 성장동력이 훼손됐다”고 분석했다. 특히 나 교수는 “개혁의 목표는 구조개혁을 통해 국가경쟁력을 끌어올리는 일”이라며 “지난 2년간의 과오가 되풀이되면 참여정부는 처음으로 ‘한국경제를 퇴보시킨 정권’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대한 반박도 만만치 않았다. 주영국 대사로 부임하는 조윤제 전 대통령 경제보좌관은 “설비투자 부진, 각 분야의 양극화 현상은 선진경제권에서는 이미 겪었거나 현재 직면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우리 경제는 반도체ㆍ이동통신ㆍ전자제품 등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며 “우리 경제는 일반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선진경제 수준에 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조 신임 대사는 “과거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어낸 점”을 참여정부의 공적으로 꼽기도 했다. 이와 함께 그는 “진보ㆍ보수ㆍ중도 등 다양한 성향이 참여하고 있기 때문에 무리한 정책이 나오기 어렵다”며 “좌파성향 운운하는데 어떤 정책을 두고 말하는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날 학술대회에서는 최근 원ㆍ달러 환율 하락과 관련해 정부의 외환시장 개입 효과가 의심스럽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조동철 KDI 선임연구위원은 ‘환율변동이 수출 및 내수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논문을 통해 “원ㆍ달러 환율이 급락한 직후인 지난해 11월부터 내수침체 완화 조짐이 감지됐다는 점은 우연의 일치가 아닌 것 같다”고 밝혔다. 그는 “정부의 외환시장 개입은 물량을 통해 가격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주식시장 개입과 크게 다르지 않다”며 “외환시장 개입이 과연 환율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에 대해 이견이 적지않다”고 비판했다. 박원암 홍익대 교수도 ‘달러화 위상 변화와 글로벌 경제’라는 논문에서 “지난해 11월 이후 원화 가치가 약 10% 절상되면서 소비가 늘어나고 부동산 가격이 상승기미를 보였다”며 “달러화 약세로 원화 가치가 절상되면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내수가 회복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