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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비아 축구 19년만에 꿈 이뤘다

1993년 비행기 추락사고로 대표팀 전원 사망한 리브르빌서 네이션스컵 첫 우승

지난 1993년 4월27일 가봉의 수도 리브르빌. 아프리카네이션스컵 예선을 치른 잠비아 축구대표팀은 월드컵 예선을 위해 세네갈행 군용기에 올랐다. 하지만 비행기는 불과 500m를 날아오른 뒤 엔진고장으로 추락했고 부푼 꿈을 안고 탑승했던 대표팀 전원이 목숨을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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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로부터 19년 뒤. 잠비아가 13일(한국시간) 강호 코트디부아르를 물리치고 아프리카축구 정상에 올랐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이 71위인 잠비아는 디디에 드로그바(첼시), 제르비뉴(아스널) 등 유럽 빅 리거들이 주축인 18위의 코트디부아르를 맞아 연장까지 0대0으로 맞선 뒤 승부차기 끝에 8대7로 이겼다. 1974년 이 대회에 처음 참가한 이래 첫 우승이다.

특히 경기가 열린 곳은 가봉 리브르빌의 스타드 당곤제 경기장. 19년 전 역대 최강 전력으로 평가 받던 선배들이 허망하게 꿈을 접었던 바로 그 리브르빌에서 기적을 일군 것이다. 잠비아 대표팀은 4강에서 강팀 가나를 잡고 마침내 결승전이 열리는 리브르빌에 입성했고 비극의 장소에서 우승컵을 들어올리며 감격의 환호성을 내질렀다. 에르브 르나르 잠비아대표팀 감독은 프랑스인임에도 “마치 우승할 수밖에 없는 강력한 운명이 우리팀에 작용한 것 같다. 내가 선수들을 잘 이끌어서 달성한 게 아니다.”라며 요절한 전 잠비아대표팀 멤버들에게 영광을 돌렸다.


양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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