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이현세 교수 "열린 눈·마음으로 세계사 보는 지혜 갖길"

만화계의 거장 이현세 세종대 교수<br>'만화 세계사 넓게 보기' 15권 완간

"오늘날의 찬란한 문명을 이룬 인류의 지혜는 물론 헛된 욕심으로 파괴를 일삼은 어리석은 과오도 함께 통찰해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생각해보는 계기로 삼았으면 합니다." 한국 만화계의 거장 이현세(55) 세종대 영상만화학과 교수는 24일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만화 세계사 넓게 보기(녹색지팡이 펴냄)' 15권 완간을 기념하는 기자간담회에서 이 같은 소감을 밝혔다. 그는 이어 "내가 가진 것, 내가 아는 것을 뛰어넘어 열린 눈과 마음으로 세계사를 보는 지혜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며 "누구는 잘났고 누구는 못났다는 편견에서 벗어나 세계의 다양한 국가와 민족이 서로에게 크고 작은 영향을 미치면서 오늘날의 문명이 만들어졌다는 사실을 말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역사를 소재로 하는 만큼 작업에 임하는 자세가 평소와 달랐던 작가는 "내가 자라던 시대에 교육받은 사람들은 세계사를 보는 눈이 다소 편협했기 때문에 이 시대 청소년들은 균형된 시각을 갖고 세계사를 만날 수 있도록 하는 데 신경을 많이 썼다. 더불어 권력의 중심에 있는 소수의 인물보다는 일반 백성의 삶에 무게중심을 두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2008년 7월 1차분 2권을 펴낸 후 3년여 만에 작업을 마친 이번 만화는 준비기간부터 완간까지 총 6년이 걸린 역작이다. 그가 쓴 작품의 주요인물인 까치ㆍ엄지ㆍ두산ㆍ동탁이 어린이가 돼 역사여행을 떠나면서 겪는 체험을 통해 복잡다단한 세계사를 알기 쉽게 풀어갔다. 유럽이나 중국은 물론 동남아시아ㆍ아프리카ㆍ중동ㆍ아메리카 등지의 여행을 통해 세계사에서 변방에 머물렀던 역사에 대해서도 많은 비중을 할애했다. 각 시대와 지역별로 관련 유물과 건축ㆍ인물ㆍ복식 등을 섬세하게 표현해 독자들이 역사 현장을 직접 체험하는 듯한 느낌을 주려 했고 동물ㆍ자연을 세밀하게 묘사해 자연의 아름다움도 부각시켰다. 이 교수는 조만간 만화 삼국지에 도전할 계획이다. 그는 "지금까지 국내에 출간된 만화 삼국지는 대부분 인물에 초점을 맞췄는데 '이현세표 삼국지'는 전장의 흙바람과 땀ㆍ피와 눈물이 어우러져 사람 냄새가 나는 작품이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50대 중반의 만화가 이현세는 어떤 노년계획을 가지고 있을까. "여러 가지 지병이 있어 얼마나 살지 모르겠지만 70대 이후에는 할아버지가 손자손녀에게 들려주는 동화를 만화로 만들고 싶습니다. 60대는 애니메이션ㆍ게임 등 다양한 작업을 하면서 70대의 역작을 준비하는 시기가 되겠지요." '만화 세계사 넓게 보기'는 강주현ㆍ전영신ㆍ김기정 등 스토리작가가 글을 쓰고 구학서ㆍ정하현 등 역사교육연구회 학자들이 감수했다. 각권 1만800원.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