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 동북아 대결상황과 한중일 FTA


지난 18대 국회 때 외교통상통일위원회에 있으면서 한ㆍEU 자유무역협정(FTA)과 한미 FTA를 의결했다. 반대하던 사람들이 소화기를 쏘고 출입문에 도끼질을 하던 모습이 눈에 선하다. 사진까지 곁들여 미국 '타임'지에까지 소개됐으니 생각할수록 안타깝고 섬뜩하다.

그런 까닭에 적지 않은 국민들이 FTA 얘기만 나오면 화들짝 놀라기부터 하는데 사실 FTA는 지구촌 시대에 거부할 수 없는 흐름이다. 오히려 이 흐름을 적극 활용해 우리의 국익을 최대한 키우는 것이 현명한 길이다.

한ㆍEU FTA, 한미 FTA 이후 이제 우리 앞에 한중일 FTA가 놓여 있다. 지난해 11월20일 한중일 정상이 FTA 협상 개시를 선언한 지 꼭 1년이 지났다. 그동안 두 차례 협상을 했고 세 번째 협상이 현재 진행 중에 있다. 민간연구가 시작된 지 9년 만에 협상이 시작된 것인데 유럽연합(EU)ㆍ북미자유무역지대(NAFTA)ㆍ아세안(ASEAN)ㆍ메르코수르(MERCOSUR)ㆍ지중해연합ㆍ아프리카공동체ㆍ걸프협력기구ㆍ남미국가연합 등 지역 내 경제블록화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는 세계경제 흐름으로 고려하면 동북아 지역만 이런 세계적인 통합 흐름에서 뒤처지고 있는 것 같아 아쉽다.


그런데 문제는 앞으로의 상황도 크게 희망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동북아시아는 다른 지역과는 달리 여전히 대결상황이 계속되고 있고 북한 핵문제가 남아 있으며 과거 침략의 역사가 제대로 정리되지 않아 미래의 발목을 잡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가운데 주요20개국(G2)으로 부상한 중국과 '아시아로의 회귀'를 표방한 미국이 각축하고 있다. 북핵 문제 해결만으로도 벅찬 동북아에서 중국의 부상과 일본의 보통국가화 추진이 빚어내는 영토 및 안보 갈등은 동북아를 격랑 속으로 몰아갈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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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이런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한중일이 우선적으로 경제협력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그 시작이 한중일 FTA이다. 안보ㆍ역사ㆍ영토 문제 등이 다층적으로 얽혀 있는 동북아에서 협력과 공동체 형성의 비전을 구체화해 나가는 방안이 바로 이들 3국 정상이 2009년에 이미 합의해놓은 FTA 체결인 것이다.

수년 전의 한중일 3국 공동연구에 의하면 3국 간 FTA가 체결될 경우 우리나라는 무역이 10% 늘고 성장률이 5.1% 높아질 것으로 예상됐다. 중국은 무역이 12%, 성장률이 1.5% 늘어나고 일본은 무역 5.2% 이상, 성장률 1.2% 증가로 추정됐다. 한중일 FTA가 체결되면 2012년 총생산 기준으로 18조6,800억달러인 NAFTA, 16조5,700억달러인 EU에 이어 15조4,000억달러로 세계 3위의 거대시장이 된다. 나아가 동북아 지역이 향후 세계경제를 주도해나갈 가능성도 있다. 게다가 지역 안보에도 매우 긍정적인 지렛대로 작용할 것이다.

부디 한중일 FTA는 과거 여러 FTA 비준 과정을 교훈 삼아, 자기주장만을 내세워 극단적으로 대립하거나 상대방을 일방적으로 매도하지 말고 머리를 맞대고 합리적으로 토론하면서 국익을 키워내는 합의를 만들어갔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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