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18일) 연휴가 다가오면서 집을 사고 팔 계획을 가진 수요자들의 머리 속이 복잡하다. 지난해 설 연휴를 지나면서 재건축 아파트 값이 급등하고, 추석 연휴를 앞뒤로 소형 평형 아파트까지 1억~2억원씩 껑충 뛰었던 경험을 겪은 터라 ‘이번에도 또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나…’하는 불안감이 생길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올해 아파트 값이 설 연휴를 기점으로 오를 지 내릴 지 궁금하다면 집값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는 변수를 잘 챙겨봐야 한다. 일단 국회에 제출된 주택법 개정안의 통과 여부를 주시해야 한다. 주택법 개정안은 1ㆍ11부동산대책의 핵심인 민간아파트 분양가상한제와 분양원가 공개에 관한 법률. 하지만 열린우리당이 쪼개진 만큼 이 법안 처리의 향배를 알기 어렵다. 고준석 신한은행 부동산재테크팀장은 “강남 아파트가 2억~3억원씩 떨어진다고 하지만 거품이 끼었던 호가가 조정되는 수준일 뿐 실제 거래가격이 떨어지고 있다고 보긴 어렵다”며 “정부가 연초부터 강도 높은 정책을 연달아 발표했으나 정치권에서 입법이 되지 않는다면 이는 오히려 집값에 도화선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오는 6월 발표하기로 예정된 ‘분당급 신도시’도 시장의 분위기를 뒤집을 수 있는 중요한 변수다. 강남을 대체할 만한 신도시가 깜짝 발표된다면 인접 지역을 중심으로 집값이 다시 강 보합세를 보이거나 시장에 나왔던 매물이 다시 들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함영진 내집마련정보사 팀장은 “현재 시장이 약세를 보이는 것은 대책 2개가 한꺼번에 발표된 탓”이라며 “하지만 시장이 움직인다고 해도 대출규제가 강해 가수요보다는 실수요자들이 찾는 분양시장과 역세권 주변 전세부터 시작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통계적으로 따져봤을 때 올해 입주물량이 지난해보다 적은 것도 집값을 밀어올릴 수 있는 요인이다. 올해 초부터 계속된 약 보합세가 올 하반기에는 전환점을 맞을 수 있다고 예측하는 전문가들은 대선이라는 정치적인 변수와 함께 서울ㆍ수도권의 입주물량이 줄었다는 집계결과를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김규정 부동산114 차장은 “올 1ㆍ4분기가 약보합세를 보이는 것은 지난해 4ㆍ4분기까지 매수전환 수요까지 가세해 한꺼번에 거래가 이뤄졌기 때문”이라며 “하반기로 갈수록 거래가 다시 활발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집은 언제 사고 팔아야 할까. 전문가들의 의견은 다소 엇갈리지만 대체로 ‘사는 것은 서둘고, 파는 것은 여유를 두라’로 요약된다. 함 팀장은 “청약가점제가 불리하다면 요즘 나오는 급매물을 잡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고 팀장도 “집값이 떨어지는 타이밍을 놓치지 않고 유리한 입장에서 매수하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김 차장은 “집을 매도한다면 매수세가 좀 살아나는 3ㆍ4분기 이후가 적당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