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현대차 계열사 입주에 한전부지 주변상권 벌써 활기… 사회공헌 효과 기대감도 쑥쑥

[Hot 이슈] <하> 현대차 '한전부지 인수' 달라지는 평가

식권으로 음식점 이용 가능해 커피숍 등 매출 최대 50% 증가

GBC 완공땐 상업·문화특구 형성… 고용·생산 유발 등 경제효과 77조

현대글로비스의 지역주민 대상으로 진행하는 오픈특강 안내 현수막.점심시간 현대차 삼성동 한전부지 인근 현대차그룹 직원들 모습.

현대글로비스의 지역주민 대상으로 진행하는 오픈특강 안내 현수막.점심시간 현대차 삼성동 한전부지 인근 현대차그룹 직원들 모습.

서울 강남구 삼성동 한국전력 건물 동쪽과 북쪽 쪽문 인근 식당가. 정오가 되자 현대글로비스를 비롯한 현대자동차 계열사 신분증을 목에 건 직장인들로 골목이 북적였다. 한 커피숍 사장은 "아침에 일찍 출근하는 현대차 쪽 직원들의 토스트 배달 주문이 많아 매출이 크게 늘었다"며 웃음을 지었다.

현대자동차그룹의 한전부지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건립에 따른 경제효과는 비단 회사의 경영 측면뿐만 아니라 사회 경제적 측면에서도 벌써 현실화하고 있다. 이르면 오는 2020년께 GBC가 완공되면 삼성동을 중심으로 한 상업·문화 특구가 만들어지고 우리나라를 찾는 외국인들이 찾을 수 있는 공간이 될 것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얘기다. 기업이 할 수 있는 또 다른 사회 공헌 효과가 예상보다 크게 나타날 수 있음을 기대하게 한다.


◇계열사 입주에 주변 소상공인 매출 30% 이상 증가=한전 부지 인근 소상공인들은 '현대차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실제 주변 지역 소상공인 매출이 크게 늘었다. 커피숍이나 도시락 가게, 칼국수 집 같은 경우 매출이 적게는 30%, 많게는 50%나 증가했다. 현대글로비스만 해도 회사에서 제공하는 식권으로 이용할 수 있는 주변의 음식점이 50여개에 달한다.

한 낙지집 사장은 "구내식당 대신 이용할 수 있도록 제공되는 식권 금액이 1끼 6,000원이라 작은 규모의 식당들이 호황을 누리고 있다"고 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12월 한전이 전남 나주로 이전하면서 주변 소상공인의 생업에 지장이 있다고 판단해 일부 계열사를 서둘러 입주시켰다. 특히 구내식당을 없애고 직원들에게 식권을 지급하면서 주변 상권에 도움이 되도록 했다.

실제 현대차그룹 계열사 임직원 900여명은 지난 2월 초부터 삼성동 한전 사옥에 차례로 입주해 근무하고 있다. 현대위아 서울사무소 직원 20명을 시작으로 현대글로비스(650명), 현대파워텍(40명), 현대종합특수강, 현대엔지니어링 직원들이 근무 중이다. 이달 말 현대제철 서울영업소 100여명이 입주하면 1,000여명이 근무하게 된다. 현대차그룹이 낙찰받은 한전 부지와 한전 건물 소유권은 사실 매입대금 납입이 완료되는 9월 이후에야 현대차그룹으로 이전된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현대차가 부지를 낙찰받은 데 그치지 않고 한전 직원이 빠져나가면서 생기는 주변 소상공인의 매출 하락까지 꼼꼼히 챙겼다는 게 의미가 있다"며 "현대차의 상생 경영이 눈에 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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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 커지는 사회공헌 효과=지난해 9월 한전부지 낙찰자로 선정된 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외국자본이나 기업이 아니라 정부로부터 부지를 사는 것이라 마음이 한결 가벼웠다"며 "이는 국가 재산에 기여하는 일"이라고 했다.

그만큼 한전 부지 개발을 현대차의 이익으로만 생각하지 않고 국가 경제까지 연결지어 생각하고 있다는 뜻이다. 옛 한전 사옥에 일부 계열사 직원을 먼저 입주시킨 것도 인근 주민들과 "함께 간다"는 'MK식' 접근방법이라는 게 현대차 안팎의 평가다.

공기업 이전에 따른 '경제 공동화' 현상을 민간 기업이 메워주는 것은 기업이 할 수 있는 가장 큰 사회공헌 중 하나다.

GBC가 우리 경제에 가져올 과실은 더 크다. 한국도시행정학회는 현대차가 한전부지에 GBC를 건설하고 운영하면 향후 20년간 고용유발 131만명, 생산 유발 251조원, 부가가치 유발 77조원의 경제적 효과가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실제 GBC에서 현대·기아차의 '세계 딜러대회'가 개최되고 코엑스와 인근의 현대백화점 등을 잇는 대규모 상업시설이 구축되면 일자리 창출과 외국인 관광객 유치 등의 측면에서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일반 국민들도 간접 혜택을 보게 된다. 현대차의 한전부지 인수로 공기업인 한전은 올 부채비율이 20%포인트가량 줄어든다.

서울시는 2,700억원 규모의 취득세를 더 걷게 됐다. 이는 5억5,000만원짜리 아파트 4만4,000가구를 팔았을 때 얻는 규모다. 한전부지 개발에 따른 공공기여분까지 고려하면 유무형 효과는 더욱 크다.

한 재계 관계자는 "현대차가 GBC를 성공적으로 개발해 일자리를 만들고 경제적 효과를 극대화한다면 다른 대기업에 시사하는 바가 클 것"이라고 했다.


강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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