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단행된 검사장급 검찰 승진ㆍ전보 인사는 연말 대통령 선거에 초점을 맞추면서 지역과 기수를 적절히 배분해 안정된 조직을 갖추려고 한 것으로 무난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서울중앙지검과 대검 중앙수사부ㆍ공안부 등 올해 선거와 관련된 주요 보직에는 공안부와 특수부를 두루 거친 간부들이 전면 배치됐다.
법무부의 한 관계자는 “연말 대선을 앞두고 중립선거 분위기를 세울 수 있도록 중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안영욱 서울중앙지검장은 대검 공안 2ㆍ3과장과 공안기획관, 서울지검 1차장을 거친 대표적 공안통으로 부산지검 울산지청 선거사범전담반장을 맡았던 지난 92년 이 지역의 현대 계열사 사전선거운동을 전면적으로 파헤쳤다. 또 95년에는 대검 선거상황실을 진두지휘하는 등 민감한 선거사건을 무리 없이 처리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귀남 대검 중수부장은 특수ㆍ형사ㆍ공안 등 검찰 수사의 주요 분야를 두루 거치며 풍부한 야전 경험을 쌓았다. 김대중 정부 중반에는 대통령 사정비서관을 맡아 대형 게이트 사건 수사를 지휘했다. 사심에 이끌리지 않는 원칙주의자로 통한다. 지난해에는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피습사건 등 주요 공안사건을 무난히 처리했다는 평을 받았다.
이준보 대검 공안부장은 입이 무거워 보안의식이 철저하다는 얘기를 듣고 있다. 강력ㆍ공안ㆍ특수 등 풍부한 수사경험이 강점으로 꼽힌다. 두 사람이 선거 관련 보직에 중용된 것은 선거사범 엄단 의지와 검찰의 정치적 중립을 분명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참여정부 마지막 해를 맞아 법무부와 대검의 각종 업무 혁신을 마무리할 수 있도록 문성우 법무부 검찰국장과 차동민 대검 기조부장은 유임됐다. 검사장 승진 인사에서는 특히 발탁 차원에서 소병철 대검 범정기획관과 길태기 서울고검 검사 등 사법연수원 15기가 2명 포함됐다. 소 검사장은 대전지검 차장검사, 길 검사장은 광주지검 차장검사가 됐다.
또 박영렬ㆍ조한욱ㆍ박태규ㆍ정진영ㆍ박철준 차장검사 등 13기 출신 5명과 김학의ㆍ이인규ㆍ김진태ㆍ채동욱ㆍ안창호ㆍ김정기ㆍ박기준ㆍ민유태ㆍ노환균 차장검사 등 14기 9명 등 16명이 ‘검찰의 꽃’인 검사장에 올라 검사장직으로 바뀐 서울중앙ㆍ대전ㆍ대구ㆍ부산ㆍ광주지검 1차장 등에 배치됐다.
한편 법무부는 사건 무마를 청탁하는 등 고위공직자로서 부적절한 처신을 해 감찰위원회가 인사상 불이익을 줄 것을 권고했던 K검사장에 대해서는 인사위원회를 열어 차장급 보직으로 강등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