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ㆍ기아자동차가 대내적으로는 제품 품질을 향상시키는 한편 대외 마케팅 강화에 나선다. 일본 도요타가 북미와 유럽에서 대량 리콜사태로 위기를 맞은 가운데 내부 품질단속을 더욱 철저히 하는 동시에 해외시장 확대를 위한 시동을 건 것이다. 31일 현대ㆍ기아차는 부품업체의 제품 품질 향상을 위해 우수 협력업체를 지정하는 '품질5스타' 제도를 '그랜드 품질5스타'로 강화해 시행한다고 밝혔다. 품질5스타 제도는 부품업체의 품질관리 시스템 및 품질수준을 객관적인 절차와 기준을 통해 평가하고 결과를 공개하는 제도로 협력업체 간 공정경쟁을 유도하고 업체의 품질수준을 가늠하는 잣대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대ㆍ기아차는 "글로벌 선두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부품 협력업체와의 상생을 통한 품질경영이 최우선시돼야 한다"면서 "그랜드 품질5스타를 통해 부품 품질의 수준을 높여 경쟁력을 강화해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현대ㆍ기아차는 그랜드 품질5스타의 제1호 지정업체로 머플러 및 컨버터를 생산하는 세종공업을 선정했다. 이번 우수 협력업체 지정요건 강화 방침은 그동안 정몽구 현대ㆍ기아차 회장과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강조해온 '품질경영'과 일맥상통한다. 정 회장은 지난해 말 '2009년 글로벌 품질전략 컨퍼런스'에서 "향후 10년을 내다보고 품질 마케팅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혀 지난 2000년대 초에 이은 제2의 품질경영을 선언했다. 정 부회장 역시 "가격을 낮추고 비용을 줄이는 것보다 가장 우선시되는 것은 품질"이라면서 정 회장의 뜻을 이어받아 품질경영에 지속적으로 신경을 쓸 것이라는 방침을 수시로 확인하고 있다. 이와 함께 현대ㆍ기아차는 도요타의 대규모 리콜과 생산중단 사태를 해외시장 공략을 위한 새로운 기회로 활용할 방침이다. 제너럴모터스(GM)와 포드가 도요타 고객들에게 자사 모델을 구매할 경우 1,000달러를 제공하는 인센티브 정책에 동참하기로 한 것. 크리스 호스포드 현대차 미국법인 대변인은 30일 캠리 등 도요타 자동차를 가진 고객이 2월1일부터 쏘나타와 엘란트라(국내명 아반떼), 엘란트라 투어링을 구매할 경우 1,000달러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현대ㆍ기아차는 미국 최대 스포츠 경기인 프로풋볼(NFL) 챔피언 결정전 '슈퍼볼' 경기 중계에도 광고물량 공세를 벌인다. 관련업계와 외신 등에 따르면 현대ㆍ기아차는 오는 2월7일(현지시간) 슈퍼볼 경기중계에 현대차 광고 6개(사전 이벤트용 4개, 경기 중간 2개)와 기아차 광고 1개 등 7개 이상의 광고를 내보낼 예정이다. 3년째 슈퍼볼 광고에 나선 현대차는 올해 미국에서 새로 출시한 신차 쏘나타와 투싼 광고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아차는 특히 올해 처음으로 슈퍼볼 광고를 하며 미국에서 새로 출시하는 쏘렌토R을 알리는 데 주력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지난해의 경우 30초짜리 스폿 광고 단가가 240만~300만달러에 달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도요타의 리콜사태로 현대ㆍ기아차가 내수시장은 물론 해외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점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와 함께 품질강화에 적극 나서면서 제품 자체의 경쟁력도 한층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미국 바클레이스캐피털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현대차가 도요타 리콜사태로 가장 많은 수혜를 입을 준비가 돼 있다고 평가했다. 바클레이스는 도요타 리콜사태로 ▦GM 2.4%포인트 ▦혼다 2.1%포인트 ▦포드 1.6%포인트 ▦닛산 1.1%포인트 ▦현대차 0.7%포인트씩 시장점유율이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