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토해양부가 조사한 올 여름 휴가철 교통수요를 보면 전체 예상 이동 인원 7,723만명 가운데 44%가 7월 27일부터 8월 3일 사이 휴가를 간다고 답했다. 이 기간에 휴가를 떠나는 사람이라면 어느 정도 비싼 금액은 감수할 수밖에 없다는 말이다.
호텔업계 한 관계자는 "성수기 요금은 과잉 요금이 아니라 오히려 정상 요금에 가깝다"고 딱 잘라 말했다.
호텔에는 객실 기본요금인 '공표요금(rack rate)'라는 것이 있다. 일절 할인되지 않은 공식 요금이다. 주로 인터넷을 통해 접하는 저렴한 요금은 이 공표요금에서 일정 비율만큼 할인된 요금이다. 일례로 수도권 S호텔 디럭스룸의 경우 공표요금이 35만원이지만 비수기나 평일에는 50% 이상 할인하는 경우도 많아 10만원대로 예약할 수도 있다.
만약 수요가 많아 만실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면 굳이 할인 요금을 제시할 필요가 없다. 이 관계자는 "성수기 때는 호텔로 직접 찾아오는 손님도 많기 때문에 할인 요금이 적용되는 인터넷 사이트의 검색을 아예 막아두는 경우도 종종 있다"고 귀띔했다.
항공권 가격 역시 마찬가지다. 항공권 가격은 국토부에 신고하는 공시운임과 이 공시운임에서 항공사 자체적으로 할인율을 적용한 판촉운임으로 나뉜다. 판촉운임은 좌석의 위치, 항공권 유효기간, 출발 시간 등 여러 조건에 따라 다 달라지는데 조건이 까다로울수록 가격은 저렴해진다. 항공사 한 관계자는 "만약 도쿄로 2박3일간 여행을 떠난다면 3일 유효기간의 항공권을 사는 게 가장 저렴한 방법이지만 만약 이 티켓이 다 팔렸다면 좀 더 비싼 1주일, 1년 티켓을 구매해야 할 것"이라며 "이용객이 많은 성수기에는 싼 티켓이 거의 소진되다 보니 비싸게 느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여행상품의 요금도 결국 수요에 따라 달라진다. 업계 한 관계자는 "여행상품을 구성하는데 가장 높은 비용을 차지하는 것이 항공권인데 성수기 때는 좌석을 많이 확보해도 대부분 팔리지만 비수기 때는 땡처리를 해도 안 나가는 경우가 있다"며 "비수기 때 손해 보는 비용을 성수기 때 조금 만회할 수 있도록 이익을 조금 더 얻곤 한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비수기 때는 항공권을 사지 않으면 해결되는 일 아닌가. 그는 "성수기 좌석 확보는 대부분 여행업계가 사활을 걸고 있는 일"이라며 "성수기 좌석 배당은 항공사에 달려 있는 건데 좌석점유율이 낮은 비수기 때 하나라도 더 팔아주는 여행사에 성수기 좌석을 많이 배당해 주는 것이 인지상정 아니겠냐"는 입장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