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력 경찰' 운운하는 세태 속에 경찰만 '동네 북'"
경남지역 집회서 전경 폭행하던 시위대 말리던 경찰 4명 '뭇매' "병원에 누워있지 않을 정도로 맞은 게 다행" 쓴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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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대우차 고공농성자 탈진
"맞아야할 이유라도 알고 맞았으면 이 정도까지 허탈하지는 않을 겁니다."
'폭력경찰(?) 규탄'에 대한 시민단체의 목소리가 나날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폭력을 휘두르는 시위대를 말리던 경찰관이 시위대에 집단구타 당하는 일이 벌어져 주위를 씁쓸하게 하고 있다.
18일 경남지역 노동계와 경찰 등에 따르면 15일 오후 GM대우자동차 창원공장 앞에서 한 비정규직 관련 노동단체가 주최한 집회에서 일부 참가자가 전투경찰을 폭행하던 시위대를 저지하는 경찰관을 마구 폭행, A모 경사 등 4명이 병원으로 긴급후송되는 일이 벌어졌다.
당시 집회 참가자들은 공장 앞 도로 중 오른쪽 2개 차선을 이용, 정문 앞을 출발해 공장 후문까지 행진하기로 경찰에 사전 집회신고를 냈다.
그러나 막상 집회가 시작되자 행진대열은 조금씩 넓어지기 시작했고 이들은 마침내 집회신고에 포함되지 않은 차로를 점거, 행진을 이어가던 중 행진대열을 2개 차로 안으로 유도하던 경찰과 심한 몸싸움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시위대 중 일부가 전경대원 1명을 대오에서 끄집어 내 헬멧 등 보호장구를 벗기고 폭행했으며 현장 주위에서 증거수집을 하던 또 다른 전경대원의 얼굴도 주먹으로 수차례 때렸다.
폭력상황이 벌어지자 현장을 지켜보던 A 경사 등은 시위대에게 맞고 있던 전경대원을 구출하기 위해 무리 안으로 뛰어 들었고 이 과정에서 시위대는 A 경사를 도로 바닥에 눕혀 발로 밟는 등 폭행했다.
시위대는 또 폭행을 말리던 B 경사와 C 경위 등에게 전경으로부터 빼앗은 헬멧을 휘둘렀다.
이로 인해 A 경사가 온 몸에 타박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으며 B경사 등 2명은 각각 이마가 찢어져 인근 병원에서 상처 봉합수술을 받았다.
경찰 관계자는 "경찰은 손만 움직여도 '폭력 경찰' 운운하는 세태 속에서 무력을 행사하는 시위대에 대해 공권력을 집행하는 것은 불가능했다"면서 "GM대우차 고공농성 사태가 해결국면에 접어든 시점에서 차라리 몇 대 맞는 것이 큰 틀에서 볼때는 사태해결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판단도 한 몫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시위대에 맞아 부상한 한 경찰관은 "아무리 법 절차에 따라 공권력을 집행하려해도 '폭력 경찰' 운운하는데 차라리 몇 대 맞는 게 속 편하지 않으냐"면서 "병원에 누워있지 않을 정도로만 맞은 게 다행"이라며 쓴 웃음을 지어보였다.
비정규직 노동자 130여명은 15일 오후 비정규직 해고 근로자 3명이 노조원 2명이 25일째 고공농성을 벌이고 있던 경남 창원시 GM대우차 창원공장 정문에서 조건없는 해고자 원직복귀 등을 요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창원=연합뉴스) 고준구 기자
입력시간 : 2006/04/18 07: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