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원·달러 한달만에 1,000원대로

역외세력 달러 집중매입… 8원70전 올라 1,000원 70전

18일 명동 외환은행 글로벌마켓영업부 직원들이 원·달러 환율이 1,000원선을 넘자 심각한 표정으로 모니터를 바라보고 있다. /이호재기자

외환시장이 예사롭지 않다. 원ㆍ달러 환율은 한달 만에 1,000원대로 올라섰고 환율 급등으로 수출업체들의 환손실도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18일 외환시장에서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전일보다 8원70전 급등한 1,000원70전으로 장을 마쳤다. 환율이 1,000원대로 올라선 것은 지난달 21일 이후 한달 만이다. 환율은 5일간 25원 급등했다. 이날 환율 급등은 역외에서 촉발됐다. 전날 역외선물환(NDF)시장에서 역외세력의 강력한 달러 매집으로 환율이 급등했기 때문. 시장참가자들은 2주간 달러 매도에 나섰던 역외세력이 매수 베팅으로 돌아선 것으로 보고 강력히 동조하는 분위기다. 시장 여건도 환율 상승 쪽으로 포커스가 맞춰지고 있다. 유럽계 은행의 자금압박 루머가 도는 등 다시 글로벌 신용경색 조짐이 보이고 달러 강세, 유가 상승 등 달러 매수 요인도 커지고 있는 것. 또 이날 외국인이 주식시장에서 3,000억원 가까이 순매도하는 등 팔자 공세를 펼치고 있고 배당금 역송금 수요도 여전한 점 등이 달러 매수를 부추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정책당국 역시 연일 환율 상승을 외치며 불난 집에 부채질을 하고 있다. 홍승모 신한은행 차장은 “기술적 지지선인 1,004원이 뚫리면 1,015원까지 밀고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환율이 한달 만에 다시 1,000원대로 급등함에 따라 통화옵션 환헤지 상품에 가입해 환손실을 입은 수출업체들의 한숨소리가 깊어지고 있다. 상당수 수출업체들은 환헤지를 위해 시중은행들과 ‘녹인-녹아웃(KIKO)’ 옵션거래를 맺었는데 최근 환율 급등으로 엄청난 환손실을 입게 된 것. 이 상품은 환율이 계약 수준 이상으로 오르면 계약금의 두배만큼의 달러를 시장가격보다 낮은 계약환율로 은행에 팔아야 해 기업이 큰 손해를 본다. 현재 두산중공업의 자회사인 두산엔진이 1ㆍ4분기 동안 통화옵션에서 2,070억원의 손실을 입는 등 대다수 수출업체들이 이 상품에서 막대한 환손실을 입은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따라 환손실 책임을 둘러싸고 공방이 가열되고 있다. 기업들은 환율이 올 초 930원대에서 갑자기 1,000원대로 급등한 것은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의 개입발언이 큰 영향을 미쳤다며 재정부를 원망하는 분위기다. 반면 정부는 은행들을 겨냥해 수수료를 먹기 위해 위험한 상품을 팔았다며 책임을 추궁하고 있는 상황이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