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증여세 3,500억 낸다
정재은 명예회장 지분전량 두자녀에 증여내년 2월께 납부… "떳떳하게 경영권 승계"
홍준석 기자 shon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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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조원대 세금이 부과될 것으로 보이는 신세계 오너 일가의 증여ㆍ상속작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이에 따라 상당수 대기업의 경영권 승계절차가 투명해지는 등 재계에 적지않은 변화가 예상된다.
신세계는 정재은 명예회장의 보유지분 147만4,571주 전량을 아들 정용진 부사장과 딸 정유경 조선호텔 상무에게 증여했다고 7일 밝혔다.
정 부사장은 정 명예회장으로부터 지분 84만주를 증여받아 보유지분이 175만7,100주로 늘어나면서 지분율이 4.86%에서 9.32%로 높아져 2대 주주로 올라섰다. 정 상무는 나머지 지분 63만4,571주를 취득해 지분율이 0.66%에서 4.03%(75만9,983주)로 올라갔다.
그러나 정 부사장의 모친인 이명희 회장은 지분 289만890주(15.33%)를 그대로 보유해 여전히 신세계의 최대 주주로 남아 있다.
이번에 정 부사장과 정 상무는 시가로 대략 7,000억원가량의 지분을 증여받기 때문에 증여세율 50%를 감안하면 약 3,500억원의 세금을 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납부시기는 6개월 후인 내년 2월 정도로 예상된다.
이는 오너 일가의 지분 증여 세금액수 가운데 사상 최대 규모다. 지금까지는 교보생명 (1,830억원) 유가족이 낸 상속세가 최고액이었으며 대한전선(1,355억원), 태광산업(1,060억원) 등의 순이었다.
구학서 신세계 사장은 이날 기자 간담회를 갖고 “참여연대와의 소송 건으로 지분 증여를 미뤄왔으나 쉽게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아 계획대로 이번에 증여 작업을 시작하게 된 것”이라며 “이 회장의 지분 증여는 아직 정해진 바 없고 적어도 몇 년 뒤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국세청의 한 관계자는 “상장주식의 증여세는 신고 전 2개월의 종가를 평가해 과세하게 돼 있다”며 “신세계 측이 증여와 관련해 최종 신고한 내역을 보고 구체적인 과세내역을 검증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신세계는 구 사장이 지난 5월 중국 상하이 이마트 산린점 개점 기자 간담회에서 가을께부터 순차적으로 오너 일가의 지분을 증여ㆍ상속하고 떳떳이 1조원대의 세금을 내겠다고 밝혀 재계의 주목을 받아왔다.
입력시간 : 2006/09/07 17: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