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한국 등의 대(對) 중국 수출이 급증하면서 아시아국의 중국 경제 의존도가 위험 수위를 넘고 있다. 이에 따라 일부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는 중국이 경착륙할 경우, 이들 국가들의 수출이 급감하며 아시아권 경제가 동반 침체 위기를 맞을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20일 아시안 월스트리트저널(AWSJ)은 중국 경제 곳곳에서 나타나는 버블 조짐이 조만간 현실화할 가능성이 높고 이는 중국의 수출은 물론 수입 능력에 적지 않은 타격을 입힐 것이라며 이같이 보도했다. 신문은 그동안 중국 경제의 고성장 과정에서 국제사회의 무역 마찰을 불러일으킨 수출만 부각돼 왔다며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는 수입의 부정적 파급 효과가 간과돼 왔다고 지적했다.
실제 올들어 8월까지 일본고 한국은 전체 수출 증가분중 40% 이상이 대 중국 수출이었고 호주와 타이완도 37%에 달했다. 특히 일본은 올들어 처음으로 중국 홍콩 등 중화권에 대한 수출이 최대 수출 대상국이었던 미국을 앞질렀다.
모건스탠리의 수석 경제학자인 스티븐 로치는 최근 고객들에게 보낸 공식 서한에서 “중국의 성장세가 삐걱거리면서 그동안 중국 수출 시장에 기대어왔던 일본 등 여타 아시아국들이 심각한 타격을 입을 것이다”고 경고했다.
중국 경제가 급격히 붕괴하지 않고 현재의 초고속 성장이 조금만 감속 페달을 밟더라도 아시아권에 대한 충격파가 적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올들어 중국의 상업용 건축 규모는 지난해보다 26% 급등했고 수출은 연간 30%씩 오르고 있다. 산업생산 증가 속도의 주요 지표인 전기 소비는 지난 5분기 연속 15%씩 증가하고 있다.
외부 전문가는 물론 중국 인민은행조차 이 같은 고속 성장세가 지속될 수 없다고 인정하고 지난 9월부터 과열 경제를 식히기 위해 은행 대출 억제에 나선 상황이다.
아시아보단 덜한 편이지만 미국과 유럽도 같은 기간 대 중국 수출이 각각 19%, 20% 급증하며 대 중국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다. 영국 런던 소재 금융기관인 크로스보더 캐피탈 책임자인 마이클 호웰은 “중국 경제 성장세의 향방에 따라 세계 경제가 급격한 침체를 맞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유럽은 물론 일본 등 아시아권의 최근 경기 회복세는 대부분 수출, 특히 중국 수출시장에 의존하고 있다며 중국 경제의 향후 성장 추이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병관기자 comeon@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