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섬업계의 「제살깎기식」 출혈경쟁이 가속화되면서 적자수출까지 등장하고 있다.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화섬업체들의 폴리에스터 원사 수출 가격은 최근 파운드당 0.6~0.65달러(75데니어 제품 기준)에 거래돼 지난해말의 0.7~0.75달러에 비해 0.1달러 가량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업체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후발 업체를 중심으로 수출 채산성 한계치인 파운드당 0.5달러 이하 가격대를 제시하는 등 사실상 적자 수출도 감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최근 출혈경쟁을 주도하는 것으로 알려진 K화섬, D무역 등 일부 업체들은 이미 파운드당 0.6 달러 이하에 물량을 공급하고 있다.
화섬업계가 이처럼 출혈경쟁을 지속하는 것은 ▲유동성 경색으로 화의 신청에 들어간 기업들이 「현금확보」를 서두르고 있는데다 ▲기존 선발업체 역시 시장 방어적 차원에서 밀어내기 식 수출경쟁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K화섬 관계자는 이에 대해 『업체간 생존을 건 가격경합이 벌어지고 있어 채산성을 고려할 상황이 아니다』며 『국내 업체 간 가격 약정을 맺거나 가격 선도기업도 없는 상황이어서 국제 수요가 개선되지 않는 한 덤핑 수출을 피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반면 업계 한 전문가는 『최근의 덤핑은 시장에서 형성된 가격을 전혀 인정하지 않는 수준』이라며 『업계 자율의 적정 가격 유지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원정기자BAOBAB@SED.CO.KR
입력시간 2000/05/22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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