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불거진 한은 총재 연임설… 현실성 있나

청문회 통과할 인물 찾기 힘들고 과거사례 있어 가능성 배제못해


한국은행 총재는 연임이 가능할까.

규정상 안될 것은 없다. 과거 사례도 두 번이나 있다. 최근 한국은행 차기 총재직을 놓고 하마평이 무성한 가운데 김중수 총재의 연임설이 갑자기 흘러나와 주목된다.


14일 금융계에 따르면 김 총재의 임기는 내년 3월31일까지로 아직 4개월여나 남았지만 인사청문회 등에 걸릴 시간을 고려하면 이르면 다음달, 늦어도 내년 초부터는 본격적인 후보군 작업이 시작될 것을 보인다.

역대 한은 총재 가운데 재임에 성공한 총재는 김유택(2대), 김성환(11대) 총재 2명이다. 하지만 재임한 뒤 8년의 임기를 모두 채운 것은 김성환 총재가 유일하다.

김유택 총재의 경우 1951년부터 1955년까지 4년 임기를 채운 뒤 다시 총재직에 재임했지만, 두 번째 임기에 한국은행법 개정문제로 중도퇴진, 5년 만에 총재직을 떠났다.


김성환 총재가 1970년부터 1978년까지 한은 역사상 유일무이하게 두 번의 임기를 완수한 총재로 기록될 수 있었던 것은 다양한 이유가 있지만 1972년 8ㆍ3긴급경제조치를 성공적으로 수행, 박정희 대통령의 신임이 두터운 영향이 가장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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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故) 남덕우 총리(당시 재무부 장관)와 호흡도 잘 맞았다. 남 총리는 훗날 김 총재에게 장남의 결혼 주례를 부탁할 만큼 김성환 총재를 신뢰했다. 김성환 총재가 전통 한은맨이라는 점 역시 재임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그는 1940년 조선은행 입행 이래 총재직에 오를 때까지 한 번도 한은을 떠난 적이 없었다.

김중수 총재의 경우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취임 초 금리 인하를 놓고 신경전을 벌이기는 했지만 고등학교ㆍ대학교 선후배 사이로 가깝다. 해외금융시장이 요동치는 현 시기에 폭넓은 국제경험과 인맥을 갖고 있다는 점도 강점으로 꼽힌다.

다만 전 정권이 임명한 인사라는 점, 한은 조직의 외부출신 총재에 대한 반발감은 부담요인으로 보인다.

정부의 한 고위 관계자는 한은 총재 연임설에 대해 "국내에서 인사청문회를 통과할 수 있는 한은 총재 감을 찾기가 그만큼 힘들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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